“위기 땐 DX가 버팀목이었다”…삼전 DS-DX ‘노노갈등’ 폭발
초기업노조, 잠정합의안 투표율 80% 돌파
DS 억대 성과급에 DX ‘600만원’ 격차 불만
DX 중심 동행노조 가입 급증…투표권 쟁점
2026-05-24 17:21:37 2026-05-24 17:21:37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동조합의 찬반 투표 참여율이 80%를 돌파한 가운데,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부문이 잠정 합의안 내용 및 투표에 반발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과 DX부문 간 노노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2023년 DS부문이 최악의 부진을 겪었을 당시 DX부문이 실적 방어 역할을 맡았던 만큼,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둘러싼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총파업 우려를 가까스로 해소한 삼성전자에 노노갈등 여진이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지난달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업계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36분 기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잠정합의안 투표에는 투표권자 5만7290명 가운데 4만7473명이 참여해 투표율 82.86%를 기록했습니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됩니다.
 
업계는 투표권자 상당수가 DS부문 소속인 만큼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잠정합의안에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DS부문에 긍정적인 내용이 다수 담겼기 때문입니다. 올해 DS부문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약 300조원) 중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공통 분배분을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등 3개 사업부(약 7만8000명)에 나누면 1인당 약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DX부문과의 격차입니다. DX부문에 지급될 예정인 별도 보상은 약 600만원 규모의 자사주에 그칩니다. 지난 1분기 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적자 사업부보다 낮은 보상을 받게 되는 데다, 최대 6억원의 성과급이 점쳐지는 메모리사업부와 비교하면 격차는 100배까지 벌어집니다.
 
DS부문과 DX부문간 격차가 커지면서 직원들의 불만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잠정합의안 발표 직후 동행노조에는 22~23일 이틀 사이 약 1만명의 직원이 가입해 전체 노조원 수가 1만3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DX부문 직원의 불만이 노조 가입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투표권을 두고도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입니다. 앞서 초기업노조는 DX부문 중심 노조인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노조)이 공동교섭단을 탈퇴한 점을 문제 삼아, 공동교섭단 외 노조원은 투표권이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동행노조는 반발하고 지난 22일 자체 찬반 투표를 시작했지만, 해당 결과의 반영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 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반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 백순안 동행노조 정책기획국장, 구정환 동행노조 사무국장, 김관옥 동행노조 대외협력국장. (사진=안정훈 기자)
 
동행노조는 투표권 인정과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행노조와 일부 전국삼성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X부문을 패싱하는 협의안의 실체가 드러나자 하루 사이 동행노조원이 1만명 늘었다”며 “결집된 표심이 두려워 투표에서 배제한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실적을 지탱했던 DX부문 입장에서는 최근 실적 중심으로 설계된 성과급 체계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2023년 메모리 가격 급락 당시 DS부문이 약 14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DX부문은 약 14조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방어했습니다.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반도체가 안 좋은 시기에도 역발상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건 DX의 안정적인 영업이익 덕”이라며 “회사는 투자가 필요할 때는 부문의 벽 없이 왔다 갔다 했으면서, 성과가 발생하니 (성과급을) 따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모순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합원 찬반 투표가 노노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백순안 동행노조 정책기획국장은 “조합원을 대표하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조합이 이런 졸속적인 절차를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문제가 없다면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결과(투표)를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공지를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잘 (초기업노조를) 정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6월 내에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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