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샤페론, 5개월 만에 또 자금조달…절반은 '깜깜이 인수'
작년 유증 이어 이번엔 CB발행…사용처도 불분명
관리종목지정 유예 코앞…신사업 청사진 '흐릿'
2026-04-13 06:00:00 2026-04-1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9일 17: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신약 개발 기업 샤페론(378800)이 86억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선다. 샤페론은 지난해 11월 임상 자금 마련과 뷰티 시장 진출을 위한 24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유상증자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진행되는 이번 메자닌 발행에 시장에선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조달 자금의 절반이 대상 법인조차 확정하지 않은 화장품 회사 인수에 쓰일 예정인 데다, 매출 공백이 이어지는 사이 2027년 관리종목 유예 기간 만료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조달 자금 절반 사용처 '깜깜이'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제1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앞서 유상증자를 진행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샤페론의 첫 메자닌이다.
 
 
 
이번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 조건으로 발행된다. 전환가액은 주당 1685원으로 전환 시 발행 주식 수는 510만3857주로, 기발행 주식 대비 9.94%에 해당한다. 전환청구기간은 2027년 4월15일부터 2031년 3월15일까지다.
 
국내 증권사로는 미래에셋증권(037620)대신증권(003540)이 각각 10억원을 직접 인수하고, 삼성증권(016360)·한국투자증권·KB증권을 신탁업자로 GVA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 지안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브로드하이자산운용, 유니크자산운용 등이 인수자로 참여했다.
 
앞서 샤페론은 올해 초 키움증권(039490)을 주관사로 삼아 100억원 규모 CB발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목표 발행 규모만큼 투자 수요를 맞추지 못해 발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발행은 규모를 소폭 줄이고 대신증권을 추가해 마무리 지었다.
 
샤페론 홈페이지 갈무리
 
문제는 자금 사용처가 석연치 않다는 데 있다. 조달금액 절반인 43억원을 화장품 사업 확대를 위한 타법인 인수에 쓰겠다고 밝혔지만, 인수 대상 법인명과 사업 내용, 취득가격 산정 근거가 없다. '현재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 부재도 걸림돌이다. 기술이전이 불발되면서 2025년과 2024년 샤페론의 매출은 각각 2억2700만원, 1770만원에 그쳤다. 상장사는 별도 기준 연 매출이 3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인 상장 후 5년간 유예된다. 샤페론은 오는 2027년까지다. 기술 이전과 해외 임상 성공까지 버틸 시간을 벌기 위해선 매출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2022년 IPO 이후 2024년 일반공모 유상증자(1801원), 2025년 주주배정 유상증자(1549원)에 이어 이번 CB(1685원)까지 조달 단가는 낮아지고 지분 희석에 따른 주주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본업 부진한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 '우려' 
 
샤페론은 지난 2022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세계 최초 염증 복합체 억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받아 기술특례 상장이 가능했다. 당시 샤페론은 상장 후 3년 내 1조원 규모 기술이전과 2025년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샤레론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누세핀(NuSepin)을 비롯한 누겔(Nugel), 누세린(NuCerin) 등의 기술이전이 불발되면서 실적과 재무구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누적액만 1323억에 이르고 지난해 상반기 자본잠식률이 40.8%에 달했지만, 유상증자로 지난해 말 기준으론 자본잠식은 겨우 면한 상태다.
 
샤페론은 지난해 하반기 화장품 브랜드 '닥터 숀(Dr. Shawn)'을 출시하며 반등을 노렸다.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포함해 90억원을 투입키도 했다.
 
베어맥스 (사진=샤페론)
 
염증 치료 기술을 화장품 사업에 응용한다는 점은 사업 진출에 있어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췄다. 샤페론 이외 다수의 제약사가 자사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 진출은 파이프라인을 통한 매출 창출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 보여진다. 임상 지연이 계속된 바이오 기업이 신사업 진출로 매출 위기를 극복해보려다 실패한 사례가 종종 있어서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최종 상장폐지된 '셀리버리'다. 셀리버리는 2022년 아진크린 지분 100%를 사들여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를 출범시켰다. 셀리버리도 자사가 가진 기술력을 활용해 뷰티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무 건전성 문제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 적격성에 문제가 생겨 결국 상장폐지됐다. 
 
샤페론은 사업 진출과 함께 뷰티 브랜딩 매출액으로 29억원을 제시했다. 시장 진출부터 가시적인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구상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페론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과 임상은 이전 조달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계획대로 추진 중이고, 이번 화장품 사업 진출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구체적인 인수 법인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수 후 배출이 발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모색 중"이라며 "이전 자금 조달은 상당수 계획된 임상과 연구개발에 쓰이고 있고, 화장품 사업 진출 또한 본업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다방면으로 검토 중"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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