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플랫폼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법인세 격차가 뚜렷해지면서 조세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세금은 해외로 이전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세원 잠식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186억72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구글클라우드코리아와 구글페이먼트코리아를 포함할 경우 전체 법인세 규모는 283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같은 기간
NAVER(035420)(네이버)가 약 6013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연도별로 봐도 구글코리아의 법인세는 큰 변동 없이 수백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2022년 169억7800만원, 2023년 155억1900만원, 2024년 172억6000만원에 이어 2025년에도 186억72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기부금 규모 역시 제한적입니다. 2022년 3664만원, 2023년과 2024년 각각 5000만원 수준에 그쳤고, 2025년에는 2억6300만원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수억 원 수준입니다. 네이버의 사회공헌비가 609억원에 달하는 것과 대비됩니다.
이 같은 격차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사업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구글코리아는 국내에서 광고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지만, 실제 매출의 상당 부분은 싱가포르 소재 구글 아시아 퍼시픽(Google Asia Pacific)으로 이전됩니다. 한국 법인은 중개 역할에 머물면서 매출과 이익이 축소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실제 구글코리아는 감사보고서에서 "광고 매출은 총액이 아닌 순액으로 인식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000억원대, 영업이익은 411억원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5%, 영업이익은 약 15%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043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약 280만명 증가한 수치입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 광고비는 10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광고 시장의 59%를 차지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글로벌 플랫폼의 광고 시장 잠식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영향력을 반영해 전성민 가천대 교수와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국내 시장 매출 및 세원 잠식 추정' 연구를 통해 구글의 실제 매출 규모를 분석했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2021년 매출 추정치는 최소 4조원에서 최대 9조원 수준으로, 이를 기준으로 정상 과세가 이뤄질 경우 법인세 규모는 3906억~9131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전성민 교수는 "최근 유튜브와 광고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구글의 국내 지배력은 과거보다 더 커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현재 공시되는 매출이나 세금 규모는 실제 경제적 영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구글은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지만, 실제 조세 부담이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는 괴리가 존재한다"고도 했습니다.
비단 구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도 유사한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법인세 역시 65억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세금 문제는 법적 분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2020년 구글코리아에 대해 사용료 소득을 근거로 약 1540억원을 과세했지만, 행정법원은 구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현재는 국세청 항소로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넷플릭스 역시 조세 회피 논란과 관련해 과세 처분과 소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글이 광고한 공헌 효과. (사진=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디지털 경제 환경에 맞는 과세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국내에서 매출과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도 세금은 해외 법인을 통해 납부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현행 법인세 체계로는 이러한 디지털 기반 사업 모델을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디지털세와 같이 매출 발생 국가에 과세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도입돼야 조세 회피를 줄일 수 있다"며 "국내 기업과의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제도 도입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인앱결제 수수료 규제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플랫폼 규율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방효창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 위원장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은 해외로 이전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조세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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