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교육 많이 받은 청소년, 숏폼 가짜뉴스 더 '신뢰'
'청소년의 숏폼 뉴스 신뢰도 형성 메커니즘 연구' 진행
알고리즘·또래 반응이 뉴스 신뢰 좌우
2026-04-21 17:07:12 2026-04-21 17:07:12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일수록 숏폼 가짜뉴스를 오히려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오히려 비판적 경계심을 허물었다는 분석입니다.
 
21일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장석 교수 연구팀은 전국 만 14~19세 중·고등학생 517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숏폼 뉴스 신뢰도 형성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청소년 응답자의 72.1%는 1순위 뉴스 시청 매체로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을 꼽았습니다. 긴 영상·스트리밍 플랫폼은 20.1%, 포털 사이트는 7.7%였습니다. 반면 TV와 신문 등 전통 매체를 1순위로 선택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뉴스 소비 방식도 능동적 검색보다 플랫폼 추천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응답자의 71.8%는 소셜미디어 이용 중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뉴스에 노출되는 '수동적 소비' 방식을 취했습니다. 청소년이 어떤 뉴스를 접하는지가 개인의 선택보다 플랫폼 추천 구조에 좌우되는 셈입니다.
 
뉴스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또래 동조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이 플랫폼 특성, 콘텐츠 요인, 사회적 영향 등 9개 변인을 분석한 결과, '좋아요'나 댓글 등 또래 집단의 반응을 뜻하는 동조성의 표준화 계수는 β=.253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알고리즘 개인화(β=.163), 사용 편의성(β=.150), 실시간 상호작용(β=.142), 플랫폼 신뢰(β=.139) 순이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이수량과 가짜뉴스 신뢰도의 관계입니다. 연구팀이 실제 유통된 숏폼 가짜뉴스 영상을 보여준 뒤 신뢰도를 측정한 결과 미디어 교육을 많이 받은 집단의 신뢰도 점수는 3.61점으로 적게 받은 집단의 2.98점보다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실질적 판별 능력을 키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응답자 전원이 최근 1년 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었지만, 실제 교육 시간은 연평균 6.64시간에 그쳤습니다. 한 학기 기준으로는 약 3시간 수준에 불과합니다.
 
교육 내용도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현행 교육은 가짜뉴스 판별 기준이나 언론사 구분 등 이론 위주로 구성돼 있고 학생이 직접 출처를 추적하거나 정보를 교차 검증하는 실습형 팩트체크 훈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설명입니다.
 
이장석 교수는 "현재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실질적인 판별 능력을 키우지 못한 채, 학생들에게 진위를 판단할 수 있다는 과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의 미디어 교육이 가짜뉴스를 막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학습자의 방어막 자체를 해제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청소년의 가짜뉴스 취약성을 개인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 신뢰가 알고리즘 추천과 또래 반응에 의해 형성되는 구조에서는 교육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 개혁과 플랫폼 제도 개선, 사회적 팩트체크 인프라 구축이 함께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단기 특강이 아닌 국어·사회·정보 등 기존 교과와 연계한 지속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학생들이 직접 가짜뉴스를 분석하고 출처를 추적하며 교차 검증하는 실습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강화도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연구팀은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보, 가짜뉴스 탐지·라벨링 시스템 강화, 좋아요·조회수 등 사회적 신호의 가시성 축소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다만 표현의 자유 침해를 막기 위해 콘텐츠 사전 검열이 아니라 플랫폼의 절차와 시스템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독립 팩트체크 기관에 대한 지원과 위기 상황 대응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소년에게 효과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는 팩트체크 결과 역시 숏폼 형식으로 신속하게 배포돼야 하며, 선거·재난 등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 부처, 플랫폼, 학교가 함께 정정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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