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메마른 현금에 건전성 '적신호'
앞선 빅배스 단행에도 작년 현금흐름 '마이너스'
공사미수금 1년새 1조 ↑…충당금도 3.5배 증가
현대건설 "채권 일시적 증가…올해 원가율 안정"
2026-04-21 16:53:14 2026-04-21 17:00:33
현대건설 사옥. (사진=현대건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재무건전성 적신호는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채권 규모도 1조원을 넘기면서, 대손충당금 규모는 전년 말 대비 3.5배 증가했습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공사비 원가 상승으로 -748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현대건설은 금융권에서 시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건설 자재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증가 등으로 지난 2022년 현금흐름(-1435억원)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2023년(-7147억원)과 2024년(-1188억원),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 대금이 지연되면서, 2025년 공사 미수금은 6조80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5조232억원과 비교하면 35% 늘어난 수치입니다.
 
수년째 이어지는 고환율 장기화와 최근 발발한 중동 전쟁 리스크로 건설업 펀더멘털 회복이 묘연한 가운데 14조원에 달하는 PF채권도 유동성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기준 현대건설의 PF채권은 13조89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었습니다. 
 
PF는 건설사가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미래 사업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완료되면 문제가 없지만, 공사비 급등이나 분양 부진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될 경우 건설사가 채무를 떠안아야 하는 겁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PF채권은 현대건설의 잠재적 뇌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가운데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채권인 장기성기타채권도 1조2023억원으로 나타나, 전년(1조2496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년 이상 연체된 장기성기타채권 및 매출채권 규모가 4100억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은 2024년 제무재표에 부실자산을 한 번에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한 뒤 지난해 영업이익(6530억원)으로 흑자전환 했지만, 근본적인 재무 체력은 개선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대건설의 대손충당금은 39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5배 증가했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정비사업 수주 측면은 기대감이 공존합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5조원을 웃도는 강남구 압구정 3구역 재건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12조원)의 절반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다만 공사비 급등 가능성이 산재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현대건설은 매출채권 증가를 일시적 비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채권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기성 구간에 진입함에 따라 청구 금액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향후 현금 회수로 이어질 자산"이라며 "올해는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해 원가율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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