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짬짜미’ 선거구 획정…‘역대 최다’ 기초의원 숫자에도 설 자리 없는 소수당
인천·경기 기초의원 절반이 '2인 선거구'
서울 선거구획정위는 의견청취 계획도 없어
양당 야합에 소수정당 "지방의회 다양성 필요"
2026-04-21 17:49:11 2026-04-21 18:56:26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풀뿌리민주주의의 핵심인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기득권 지키기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특히 전국 기초의원 정수가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서는 등 규모 면에서 역대급 선거가 치러지게 됐지만, 거대 양당 짬짜미 탓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소수 정당이 설 자리는 없어 보입니다.
 
'또' 약속 어긴 국회…기득권 지키기 야합까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정당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는 지난 18일 9회 지방선거에서 선출할 광역·기초의원 정수와 선출 방식 등을 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르면 광역의원은 현행 812명(지역구 729명, 비례 83명)에서 867명(지역구 754명, 비례 113명)으로 55명(지역구 25명, 비례 30명) 늘었습니다. 기초의원은 2978명에서 3003명으로 25명 늘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국회는 선거구 획정 시한을 4개월이나 넘겨버렸습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선거구 획정 지각 사태가 이번에도 반복된 겁니다.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선 선거일 96일 전(3월9일),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선 선거 47일 전(4월20일)에야 선거구가 정해졌습니다. 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혼란을 주는 일입니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매번 논의가 늦어지다 보니 선거구 획정과 지방선거 개혁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야합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광역·기초의원 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를 도입했고,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지역구 의원 정수의 10%에서 14%로 높였습니다. 그런데 중대선거구에서도 각 정당이 배정된 의원 수만큼 후보를 공천할 수 있게 했습니다. 3인 선거구에는 정당마다 최대 3명을 복수 공천할 수 있는 겁니다.
 
소수 정당들은 지난해부터 지방선거 개혁을 위해 기초의원 복수공천 폐지를 요구해 왔습니다. 노 대변인은 "거대 양당이 정한 선거 룰은 소수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며 "야권의 진보정당들은 지방선거 기간에도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역에서도 야합, 절반이 '무투표 당선' 2인 선거구
 
지난 2일 오전 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개혁진보 4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국회 정치개혁 단행 촉구 시민사회-개혁진보4당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수 정당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기초의원 정수가 9명 늘어 472명이, 인천은 3명 늘어 126명이 됐습니다. 선거구는 경기도가 4곳 줄어 157곳, 인천은 2곳 늘어 42곳이 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21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경기도와 인천의 선거구획정안을 보면, 경기도는 전체 157개 기초의원 선거구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79곳을 2인 선거구로, 나머지는 3인 선거구 68곳, 4인 선거구 9곳으로 정할 예정입니다. 인천은 전체 42곳 가운데 역시 절반에 가까운 20곳을 2인 선거구로, 3인 18곳, 4인 4곳으로 정할 예정입니다.
 
2인 선거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명씩 후보를 내면 그 둘만 당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도전하는 경우가 적어 무투표 당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전국의 기초의원은 508명으로, 10명 중 1명이 넘는 12.3%였습니다.
 
각 획정안은 기초단위 선거구획정위와 원내 정당 시·도당에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광역의회에서 최종 의결하게 됩니다. 경기도의회는 전체 143석 가운데 민주당 67석, 국민의힘 73석, 개혁신당 2석, 무소속 1석입니다. 인천시의회는 전체 39석 가운데 국민의힘 23석, 민주당 12석, 조국혁신당 2석, 무소속 2석입니다. 거대 양당이 틀어쥐고 있어 소수 정당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용혜랑 진보당 인천시당위원장은 "계엄 심판을 외치며 함께 대선을 치른 민주당이 지방선거에 와서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됐다"며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소수 정당의 힘도 필요하다. 민주당도 함께 2인 선거구와 복수공천제를 폐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아직 획정안이 나오지 않은 서울은 의결 수렴 과정을 건너뛸 계획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초 의견수렴을 마쳤다. 획정안이 나오더라도 의견 청취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의회 역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박경수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은 "2인 선거구가 절반에 달한다는 것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이자 반민주적 개악"이라며 "지역 시민사회와 연계해 규탄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