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불과 몇 년 사이 두 차례의 화석연료 위기를 겪으며 외부 압력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했습니다. 수입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만이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유일한 교훈입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는 지난 20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 및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 계기 공동 인터뷰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언급하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과 EU는 기후 위기 대응의 공동 책임자이자 전략적 파트너임을 언급했습니다. 이번 행사가 UNFCCC 기후주간과 첫 연계된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EU의 전력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4년 28.6%에서 현행 47.5%까지 증가한 상황입니다.
아스투토 대사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전기화 확대, 에너지 효율, 교통의 탈탄소화, 탄소가격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스 저장, 석유 비축 방출 등 공동 대응을 통해 가격 급등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지난 20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 및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 계기 공동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EU의 기후 동맹을 강조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그는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에너지 전환이 중요하다. 한국과 EU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파트너로서 역할을 함께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직면한 위험을 무시할 여유가 없다. 파리 협정은 완벽하지 않지만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EU는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파리협정 이행을 지켜야 하며 글로벌 차원의 기후 대응과 녹색·디지털 경제 전환을 지속해야 한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과 실제 행동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요금 상승과 산업 경쟁력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경제 성장과 환경이 상충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EU는 배출을 줄이면서도 경제 성장을 이어왔다. 녹색 전환은 오히려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장의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는 예측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에너지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전력세 조정, 비에너지 비용 제거, 에너지 시장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원전·재생에너지 등 한국의 에너지 믹스 전략과 관련해서는 특정 방식을 평가하기보다 목표 중심의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회원국마다 에너지 믹스는 다르며 원전을 포함하는 국가도,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다. 중요한 것은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지난 20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 및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 계기 공동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EU의 기후 동맹을 강조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무역장벽' 논란과 관련해서는 "CBAM은 무역 정책이 아니라 탄소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기후 대응 조치"라며 "CBAM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내재 탄소배출량에 대해 적정한 가격이 지불됐는지를 확인하는 제도"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입품과 EU 역내 제품 간 탄소 가격의 형평성을 보장하고 EU의 기후 목표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 이 제도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국제적 약속을 준수하도록 설계됐으며 충분한 전환 기간과 다양한 안내 도구를 통해 기업의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행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체 배출량의 99%를 포괄하도록 제도를 간소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의 중국 제품 경쟁력 우위 등 공급망 리스크 우려와 관련해서는 "핵심은 취약성을 줄이는 '디리스킹(탈동조화와 달리 교류는 유지하되,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는 등 위험 분산을 의미함)'과 '파트너십'"이라면서 "전략 산업의 자립성을 강화하고 한국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해 공급망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은 글로벌 차원의 공동 과제로 EU는 한국과의 양자 녹색 협력과 다자 협력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수=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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