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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8일 18: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불러온 자푸라(Jafurah)·마잔(Marjan) 프로젝트로 촉발된 '사우디 악몽'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다. 수천억원대 추가 원가를 발생시키며 '해외 원가폭탄'의 상징으로 꼽혔던 사업들이 공정률 80% 안팎을 기록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잔여 공사가 남아 있는 만큼 해외 플랜트 사업의 수익성 회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현대건설이 짓는 마잔가스처리 플랜트 현장. (사진=현대건설)
마잔 프로젝트 공사진행률 100% 기록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수행 중인 사우디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는 올해 1분기 기준 공정률 89%를 기록하며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사업은 2021년 11월 수주한 프로젝트로 지난해 현대건설 실적에 부담을 줬던 대표 해외 현장 중 하나다.
눈에 띄는 점은 수취채권의 변화다. 고객과의 계약에서 발생한 수취채권은 지난해 말 2억원 수준에서 올해 1029억원으로 439.84배 급증했다. 미청구공사는 사실상 해소됐다. 수취채권은 이미 청구를 마친 금액을 뜻하며,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수행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자푸라 프로젝트가 공사 수행 단계에서 발주처 정산 및 대금 회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후속 사업인 자푸라2 유틸리티 및 부대공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푸라2는 지난해 착공한 사업으로 공정률이 52%에 불과하지만 수취채권은 지난해 말 42억원에서 올해 1897억원으로 45.61배 증가했다. 미청구공사가 사실상 없는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사 진행에 따른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자푸라 1·2 프로젝트 모두 공사 진행 자체보다 향후 발주처 정산과 대금 회수 관리가 중요해지는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자푸라와 함께 지난해 원가 부담의 진원지로 꼽혔던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는 장부상 공사가 끝났다. 마잔 오일처리시설 신설·확장 공사의 진행률은 올해 1분기 100%를 기록했다. 예상 총공사비가 현장에 전부 투입된 것이다. 그결과 해당 프로젝트 수취채권은 1분기 781억원으로 작년 말(27억원)보다 29.30배 급증했다.
마잔 가스처리 공장 부대시설 공사 또한 99% 공정률을 기록하며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수취채권 역시 2000만원에서 5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미청구공사는 각각 109억원에서 100억원, 544억원에서 358억원으로 줄었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자푸라와 마잔 프로젝트는 2022년 이전 수주한 사업장으로, 공사 수행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자재와 공정이 투입되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며 "현재도 플랜트·전력 부문 원가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문제 사업장의 잔여 공사 물량이 많지 않고 나머지 해외 현장들의 수익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대규모 추가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푸라와 마잔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의 '해외 원가폭탄'을 상징하는 사업장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교란, 공사 물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규모 추가원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4년 실적에 해당 원가를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그 결과 1조 2209억원의 영업손실(연결기준)을 기록하며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자푸라·마잔 등 중동 플랜트 사업장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채권 회수·공정률 개선…해외 사업장 리스크 완화
자푸라·마잔이 원가 부담 해소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현대건설이 수행 중인 다른 해외 프로젝트들도 전반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며 안정적인 사업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은 올해 1분기 기준 공정률이 76%로 지난해 말 71%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미청구공사는 2386억원에서 249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수취채권은 1455억원에서 사실상 전액 회수됐다. 공정 진척과 함께 발주처 대금 회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사업장들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공정률 99%로 장부상 준공을 앞뒀다.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도 공정률이 87%에서 88%로 소폭 올랐다. 해당 사업장 미청구공사는 924억원에서 667억원으로 줄었다.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GTL) 사업도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공정률은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 모두 99%다. 수취채권은 작년 말 872억원에서 올해 1분기 전액 회수됐다. 미청구공사는 255억원이다.
발전 플랜트 부문에서는 베트남 꽝짝1 화력발전소 사업이 눈에 띈다. 해당 사업의 공정률은 지난해 말 95%에서 올해 98%로 상승했다. 미청구공사는 1119억원에서 985억원으로 13.58%(134억원) 감소했다. 수취채권도 266억원에서 135억원으로 49.17%(131억원) 줄었다. 공정률 상승과 함께 미청구공사와 채권 규모가 동반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준공을 앞두고 사업 정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자푸라·마잔 프로젝트가 지난해 현대건설 실적에 큰 부담을 안겼지만, 주요 해외 사업장들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공정률과 채권 관리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파나마 메트로, 이라크 정유공장, 우즈베키스탄 GTL, 베트남 꽝짝 발전소 등은 대부분 80~90% 이상의 공정률을 기록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대다수 해외 사업장 공정률이 높은 가운데 향후 현대건설 해외 부문 변수는 자푸라·마잔 프로젝트의 최종 정산과 대금 회수, 최근 수주한 자푸라2·아미랄 프로젝트 등의 초기 원가 관리가 꼽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푸라와 마잔 등 코로나19 이전 수주한 일부 해외 프로젝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됐지만, 현재는 주요 공정이 상당 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잔여 공사 수행과 최종 정산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추가 원가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이들 사업장의 수취채권이 크게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정률이 높아진 사업장의 경우 미청구공사가 수취채권으로 전환되는 것은 일반적인 사업 진행 과정"이라며 "현재 나타나는 채권 증가는 공사 마무리에 따른 정산 및 대금 회수 단계 진입에 따른 것으로, 발주처와의 정산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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