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 배터리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정부에 ‘한국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인 국내생산촉진세제의 조속한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미래차 전환기 속에서 자칫 국내 제조 생태계가 통째로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이택성 KAICA 이사장이 17일 자동차산업회관에서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 부품업계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17일 자동차산업회관에서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 부품업계 입장문'을 발표하고, 전기차 시장 확대가 국내 생산과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 연계형 세제지원 제도 도입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이택성 KAICA 이사장, 문성준 현대차기아협력회 회장, 박경배 KG모빌리티파트너스 회장을 비롯한 자동차 부품업계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부품업계는 오는 7월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세제개편안에 핵심 부품을 국내생산촉진세제 대상으로 명확히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 실적에 연동해 법인세를 직접 공제해 주는 제도로, 공장 설비 투자에만 세제 혜택을 부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혜택을 주는 ‘공급자 중심’의 지원책입니다.
수입산 전기차의 공세로 국내 생산기지 공동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 제도 도입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이 이사장은 “자동차산업은 완성차와 부품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전기차 시장 확대가 반드시 국내 생산 확대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기반이 약화될 경우 그 영향은 부품산업과 지역경제, 일자리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동차산업은 완성차와 수많은 부품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구조상, 완성차 생산의 변화는 부품업계 투자와 고용,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기반이 약화되거나 생산거점이 해외로 이전될 경우, 그 충격은 부품기업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며 “국내 생산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부품업계는 기존 내연기관 생산체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차 전환을 위한 신규 투자 부담까지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대로 중소·중견 부품기업의 경영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생산보조금과 생산 연계 세제 지원을 통해 자국 내 생산과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정책은 구매보조금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기차 시장 확대가 국내 생산·투자·고용 확대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 이사장은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는 특정 기업을 위한 지원책이 아니라 국내 생산과 투자,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수단"이라며 "완성차와 부품업계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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