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랠리에 ETF도 빚투…신용잔고 149% 급증
최근 한 달 신용매수 증가 상위권에 반도체 상품 포진
AI 투자 확대·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 반영
2026-06-17 16:02:00 2026-06-17 16:09:59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반도체 랠리에 올라탄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국내 ETF 신용잔고는 연초 대비 149% 급증했고 최근 한 달간 신용매수 자금은 반도체 ETF에 집중됐습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담은 ETF들이 신용잔고 증가 상위권을 휩쓸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도 개별 종목을 넘어 업종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용거래 확대가 향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신용잔고는 지난 16일 기준 585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연초인 1월2일 2346억원 대비 149.4% 증가한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 수요도 ETF 시장으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이나 ETF를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질수록 신용거래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근 한 달간 신용매수 자금은 반도체 ETF에 집중됐습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ETF 신용잔고 증가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관련 상품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상품은 'SOL 반도체전공정'입니다. 해당 ETF의 신용잔고는 최근 한 달 동안 98억9900만원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요 편입 종목으로 담고 있는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도 같은 기간 68억5100만원 늘었습니다. 이어 'TIGER 200 IT'의 신용잔고는 54억1200만원, 'PLUS 글로벌HBM반도체'는 52억1000만원 증가했습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역시 41억3600만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도체 ETF로 신용매수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업황 개선 기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기대가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전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 대신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ETF를 활용해 상승장에 베팅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신용잔고 증가 상위권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ETF뿐 아니라 HBM,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을 담은 상품들도 대거 포함됐습니다.
 
반도체 ETF에 대한 관심은 개별 종목 신용거래 증가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조7704억원, SK하이닉스는 4조383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두 종목은 국내 증시에서 신용잔고 규모가 가장 큰 종목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하며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랠리 과정에서 신용잔고에 따른 빚투 과열 위험도 제기되는 실정"이라며 "신용잔고의 절대 금액 증가는 표면상 투자 과열 불안감을 주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ETF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특정 종목보다 업종 전체 상승에 투자할 수 있는 ETF를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ETF 신용잔고 증가세는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을 넘어 업종 전체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ETF를 활용한 신용거래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반도체 업황이나 증시 흐름이 꺾일 경우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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