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토신, 차정훈 오너리스크 속 실적 지표 일제히 악화
영업수익 하락·수수료수익도 줄어…본업경쟁력 흔들
점유율 1위 내주고 NCR 하락 추세…신용등급 유지 '촉각'
2026-06-17 16:58:25 2026-06-17 17:26:08
[뉴스토마토 홍연·이수정 기자]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이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회사 핵심 실적 지표가 일제히 악화하면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신탁업 특성상 경영진을 둘러싼 리스크가 향후 사업 경쟁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토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4년 339억원 흑자에서 2025년 209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연결 영업수익은 2363억원에서 1844억원으로 22% 감소하는 동안 영업비용이 20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습니다. 영업비용이 영업수익을 웃돌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한 구조입니다.
 
본업 경쟁력 적신호…수수료 수익도 감소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의 흐름이 엇갈린 점도 눈에 띕니다. 한토신은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89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이는 본업 회복보다는 관계기업 실적 개선 영향이 컸습니다. 동부건설과 HJ중공업 등 관계회사에서 발생한 지분법이익이 반영되면서 영업외수익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본업에서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관계기업 투자 성과가 실적을 방어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한국토지신탁 사옥 전경. (사진=한국토지신탁)
 
본업 둔화는 수수료 수익에서도 확인됩니다. 한토신의 별도 기준 수수료 수익은 2024년 1299억원에서 2025년 978억원으로 24.7% 감소했습니다. 특히 핵심 사업인 토지신탁 신탁보수는 892억원에서 662억원으로 25.8% 줄었습니다. 업계 전체로도 토지신탁 신탁보수는 2023년 8567억원에서 2025년 4686억원으로 2년 새 45% 줄어들며 업황 부진이 겹쳤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 자리도 내줬습니다. 한토신의 시장점유율은 2024년 13.49%로 14개 부동산신탁사 가운데 선두였지만 2025년에는 11.65%로 1.8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반면 신한자산신탁은 같은 기간 6.14%에서 11.83%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업계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신탁업 특성상 경영진을 둘러싼 리스크가 사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검찰은 유용 자금 일부가 차회장의 도박 자금 등으로 쓰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교수는 "오너의 횡령·배임 그리고 도박과 관련한 의혹은 단순한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기업 자금이 불투명하게 운용됐을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너가 신뢰를 잃으면 기업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며 "특히 상장사의 경우 주주가치 훼손으로 직결되고, 이사회 차원에서도 경영진 리스크로 다뤄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등기이사 사임에 재무부담까지…커지는 경영 리스크
 
차정훈 회장은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올해 3월26일 임기 도중 일신상의 사유를 이유로 사임했습니다. 이후 미등기 회장으로 전환해 공시상 담당 업무를 중장기 전략경영계획 수립으로 두고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미등기 전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토신이 신탁사업과 관련해 부담하는 지급보증 및 책임준공 의무의 대출잔액은 1조3512억원에 달합니다. 보증 한도는 1조6859억원 규모입니다. 신탁사업과 관련해 계류 중인 소송은 133건, 소송가액은 1809억원입니다. 이 중 16건(464억원)은 패소 시 회사 고유계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으로 분류됩니다.
 
유동성 지표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기관 대출한도 약정액 7762억원 가운데 5381억원이 이미 실행됐습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2024년 말 269%에서 2025년 말 230%, 올해 1분기 말 205%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규제 수준은 웃돌고 있지만 지속적인 하락은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한토신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NICE신용평가 모두 A-(안정적)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이 밝은 상황은 아닙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토신은 최근 부동산 경기 부진을 고려하면 단기 내 수익성 개선 수준이 제한적"이라며 "투자 손실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신규 수주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토신은 지난해 수주 실적이 2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86.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토신 관계자는 "신탁업권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차정훈 회장 관련 이슈 이후에도 최대 수주를 낸 적이 있는 만큼 재무지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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