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대전환)②'서금원·신복위 통합론' 재점화…원스톱 서민금융 시험대
김은경 원장 겸 위원장, 기본금융 구상 밝히며 전달체계 개편 필요성 제기
노조 "현장 공감대 없는 통합 반대"…신복위는 채무조정 훼손 우려
채무조정 독립성 보장한 기능 연계가 핵심 변수
2026-06-18 17:38:08 2026-06-18 17:46:15
[뉴스토마토 이지우·남윤서 기자]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통합론이 다시 제기되면서 서민금융 전달 체계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금융 취약계층이 한 번의 상담으로 채무조정, 보험, 대출, 저축까지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관 간 기능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신복위 노조는 충분한 검토와 현장 공감대 없는 통합은 채무조정의 독립성과 현장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출 따로 채무조정 따로…서민금융 '기능 통합' 시험대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금원과 신복위는 정책서민금융 공급과 채무조정 기능을 하나의 상담 흐름 안에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통해 두 기관의 상담 창구가 한곳에 마련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원 절차가 여전히 분절돼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에서 두 기관의 기능 연계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금원은 정책서민금융 대출·보증·상담을, 신복위는 개인 채무조정을 각각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 취약계층 입장에서는 대출, 연체, 채무조정, 재기 자금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기관별 칸막이를 낮춘 전달 체계가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김 원장은 이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운영 사례를 들어 물리적 통합만으로는 분절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에게 채무조정이 필요하면 신복위 쪽으로 가라고 하고, 채무조정을 받으러 온 사람에게 생활비가 부족하면 서금원 쪽으로 가라고 하는 구조"라며 "같은 위치에 있어도 연결되지 않는 분절 현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능적으로 우선 통합할 필요가 있다"며 "한 플랫폼 안에서 상담과 채무조정, 지원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상담 결과가 대출·채무조정·복지·고용 지원으로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기능적 통합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해외도 상담·채무조정 연계…핵심은 '끊기지 않는 지원'
 
해외에서도 금융 취약계층 지원은 단순 대출 공급보다 상담과 채무조정, 예산관리, 채권자 협상 등을 한 흐름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금융상담·예산관리서비스(MABS)는 채무 상담과 예산관리, 복지 혜택 확인, 채권자 협상까지 지원하고, 영국은 브리딩 스페이스(Breathing Space) 제도를 통해 채무자가 상담을 받는 동안 최대 60일간 추심과 이자·수수료 부과 등을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예산상담센터(PCB)와 독일의 지역 채무상담센터도 예산 관리, 과다 채무 예방, 재정·법률 상담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합니다. 이들 사례는 원스톱 지원의 핵심이 기관 통합 자체보다 상담 이후 필요한 절차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기능 연계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두 기관의 업무 경계가 맞물리는 대표 지점은 기초채무조정과 기초대출입니다. 신복위가 채무조정을 통해 상환 부담을 낮추더라도 재기 자금과 자산 형성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취약차주가 다시 고금리 대출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금융교육, 컨설팅, 복합 지원 등 중첩 업무를 포함해 두 기관 기능을 어떻게 연결할지가 통합론의 핵심 쟁점으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서금원·신복위 통합론에 신복위 노조 반발…쟁점은 채무조정 독립성
 
통합론을 둘러싸고는 신복위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복위 노조는 통합 반대가 연봉 감소나 처우 악화 우려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복위 노조 관계자는 "서금원과 신복위의 급여 수준 차이가 크지 않고, 공공기관 통합이 곧바로 근로조건 악화나 임금 감소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려하는 것은 현장 중심의 채무조정 업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채무 문제는 단순히 파산·면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례가 많다"며 "조직 통합보다 현장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복위 노조가 우려하는 핵심은 채무조정의 독립성과 현장성 훼손 가능성입니다. 신복위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상환 부담을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기능이 정책서민금융 공급기관과 결합하면 채무조정이 대출 회수 논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2016년 서금원 출범 당시에도 신복위와의 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서금원이 공급한 정책서민금융 연체자가 신복위 채무조정을 받는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 속에 두 기관은 별도 조직으로 유지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이해상충 우려는 과거의 논리"라며 "은행도 대출과 자체 채무조정을 함께 수행하고 있고, 서금원과 신복위 역시 각각 채무조정 성격의 지원이나 소액대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기관 통합 그 자체가 아니라 채무조정의 독립성과 현장성을 보장하면서도, 이용자가 상담 이후 대출·채무조정·복지 지원으로 끊기지 않고 연결되도록 전달 체계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서민금융 지원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려면 채무조정과 정책서민금융 공급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며 "채무를 조정하고, 필요할 경우 긴급자금과 정책자금까지 연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은행도 대출과 채무조정을 함께 수행하는 것처럼 서금원의 대출 기능과 신복위의 채무조정 기능을 연계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에서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오른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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