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 선언 이후 찾은 곳은 자신의 지지층이 모인 '딴지일보' 게시판이었습니다. 사퇴 선언문을 직접 올린 정 전 대표는 곧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의 지지층을 넓혀 친명(친이재명)계를 상대로 전선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힙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퇴 후 첫 행선지 '딴지일보'…이후 문재인과 회동
정 전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 발언을 통해 "저의 최고위원회의 주재는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습니다.
사퇴 선언 이후 정 전 대표는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김대중 대통령이 정신적 지주"라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저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며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고 노무현의 정치개혁, 지역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가슴 벅찬 평양 능라도 경기장 연설을 잊을 수가 없다"며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도보 다리 산책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라고 했습니다.
세 명의 전직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한 정 전 대표가 사퇴 직후 향한 곳은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였습니다. 정 전 대표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자신의 발언 전문을 게재했습니다.
이후 정 전 대표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행사장으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정 전 대표는 "평산으로 제가 한번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 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당대표 퇴임의 변에서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더욱 꽃피워야 한다'고도 말씀드렸다"며 "제 등을 계속 토닥거려주시면서 '잘했어, 잘했어'라고 흡족해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시민까지 가세…전대 앞두고 '친노·친문 세력화'
정 전 대표가 사퇴 당일 딴지일보를 거쳐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건 민주당 내 계파 갈등과도 연결됩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출마 선언이 가까워지자 정 전 대표가 친노·친문 표심에 호소하는 양상입니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 번진 계파 간 세력 다툼은 유시민 작가 가세로 한층 더 격화할 전망입니다. 유 작가는 정 전 대표 연임 도전 선언이 유력한 오는 26일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합니다.
친노·친문 적자로 여겨지는 유 작가는 이른바 'ABC론'으로 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회주의자에 빗댄 반면, 정 전 대표의 숙원이었던 1인1표제를 옹호한 바 있습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매기는 1인1표제는 이번 전당대회에 적용됩니다.
유 작가는 지난 2월 대의원이 권리당원에 비해 많은 표 가치를 가진 데 대해 "군주정의 잔존물", "왕정의 잔재"라고 평가했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미온적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선 "민주당의 정신을 배신하는 걸로 간주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정 전 대표가 사퇴 전 여러 차례 강조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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