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낸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의 손해배상액이 항소심에서 80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1심보다 500만원 증액된 겁니다. 법원이 유명인의 약점을 잡고 금품을 요구하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악의적 범행에 대해 단호한 책임을 물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튜버 구제역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024년 7월26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3부(재판장 조휴옥 부장판사)는 21일 쯔양이 구제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8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항소심에서 청구취지가 일부 확장됐고, 일부 인정 사실이 늘어 인용 금액이 1심의 7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변경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송 총비용 역시 구제역이 전액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쯔양이 지난해 12월 청구 변경을 신청하며 추가한 '구제역의 2021년 10월 협박 영상 게시 관련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선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유튜버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전국진씨는 2023년 2월 쯔양의 탈세와 사생활 의혹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구제역은 '위기관리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처럼 꾸며 쯔양 측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에 쯔양은 2024년 9월 두 사람의 협박으로 극심한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역에겐 1억원, 전씨에겐 50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구제역이 쯔양에게 7500만원을 지급하고, 전씨는 이 가운데 5000만원을 구제역과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원고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를 폭로할 것처럼 겁을 줘 돈을 지급하게 했다"며 "이로 인해 원고가 재산적 손해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구제역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녹취와 사생활 정보가 외부에 공개된 뒤 쯔양이 방송 활동을 중단하면서 발생한 영업손실은 배상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구제역의 공갈 행위와 이후 제3자에 의한 정보 공개, 영업손실 사이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본 겁니다.
쯔양과 구제역은 1심 판결에 불복, 모두 항소했습니다. 쯔양은 항소심에서 구제역에 대한 청구액을 1억500만원으로 늘렸습니다.
아울러 이번 민사 판결에 앞서 구제역과 전씨에 대한 형사책임도 확정됐습니다. 법원은 구제역과 전씨가 쯔양을 협박해 5500만원을 받아낸 행위가 형법상 공갈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구제역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습니다. 전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에 처해졌습니다.
한편, 정부도 사이버 렉카 규제 강화에 나섰습니다.
유명인의 약점을 노려 부당 이득을 챙기는 사이버 렉카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16일 허위·조작 정보에 대응하는 '투명성센터' 설립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지난 7일부터 시행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불법·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통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반복 유통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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