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억 시장의 '경고'…할랄 장벽 '부상'
할랄(Halal) 인증 강화하는 인도네시아
수입 제품 10월 할랄 인증 의무화
K-푸드·뷰티 기업엔 '통상 변수'
정부도 할랄 인증 지원 등 설명 나서
"맞춤형 지원 강화 요구…정책 역량 집중"
2026-07-21 18:00:00 2026-07-21 18: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관세·탄소 규제’ 뿐만 아니라 국가별 인증제도가 K-기업의 시장 진입을 좌우하는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현지 인증을 확보하는 능력이 통상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할랄(Halal) 인증을 강화하는 인도네시아의 시장이 대표적입니다.
 
2026년 7월2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10월 할랄 인증 의무화
 
21일 정부와 수출업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오는 10월 할랄 인증 의무화를 확대하면서 K-푸드와 K-뷰티 기업들의 수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이날 산업통상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로 수출하는 중소·중견기업 관계자 150여명을 대상으로 할랄 인증 지원 온라인 설명회를 연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할랄 인증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제품과 서비스가 원재료 조달부터 제조·가공·유통에 이르기까지 할랄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공인 인증기관이 심사해 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입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글로벌 할랄 인증의 표준으로 평가받는 말레이시아는 아세안의 대표적인 할랄 시장으로 꼽힙니다. 무슬림 비중 약 87%의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8500만명의 소비시장이자, K-푸드와 K-뷰티 신흥시장입니다.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은 모든 품목을 한꺼번에 의무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품목별·업종별로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식품·음료는 이미 의무화가 시행됐으며 수입 제품에는 유예기간이 부여돼 오는 10월17일부터 인증 의무가 본격 적용됩니다. 화장품과 일부 의약품·생활용품도 같은 날부터 의무 대상에 포함되며 세부 품목별 시행 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슬림 비중 약 63~64%의 말레이시아 시장은 할랄 인증 체계(JAKIM) 운영으로 글로벌 할랄 허브를 지향하는 곳입니다. 말레이시아 인증은 국제적 신뢰도가 높아 다른 국가에서도 기준으로 활용하는 전략 시장입니다. 
 
이 밖에도 국가 차원의 엄격한 할랄 정책을 가동하고 있는 무슬림 비중 약 80%의 브루나이와 무슬림 약 15% 수준이지만 다문화 국가의 할랄 시장이 발달된 싱가포르, 할랄 식품 생산기지 태국 등이 있습니다.
 
2020년 1월09일 대구 달서구 이슬람교 사원에서 무슬림들이 기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푸드·뷰티’ 신흥시장 제동?
 
국내 기업 가운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K-푸드와 K-뷰티입니다. 라면과 김치, 김, 과자, 음료, 즉석식품(HMR), 고추장 등 식품은 물론 스킨케어, 마스크팩, 선크림, 립스틱, 샴푸 등 화장품도 할랄 인증 대상에 포함됩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부 의약품, 생활용품도 품목에 따라 인증 요구를 받게 됩니다.
 
아세안 시장의 할랄 빗장이 거세지는 시점은 역설적이게도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골든타임과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 상반기 4967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소비재 중 화장품 수출은 69억9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7.2% 급증한 상황입니다. 
 
최대 시장은 미국과 중국, 일본 순으로 인도네시아 전체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습니다. 하지만 무슬림 소비시장을 겨냥한 할랄 인증의 중요성은 큰 기회요인으로 신흥 전략 시장으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65억7000만달러로 8.7% 증가한 농수산식품 수출도 신흥시장의 맥락은 유사합니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업은 별도의 해외 인증 조직을 운영하지만 중소기업은 인증 절차와 비용, 현지 법령 변화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인증 획득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서류 준비와 현장 심사, 사후 관리까지 고민이 큰 영역입니다. 이 때문에 인증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수출 역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4월1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친교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상호인증’…맞춤형 지원 활동”
 
정부도 현지에서 인증을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호인증’ 등을 알리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70%, 중견기업 50%의 할랄 인증 비용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증을 취득한 뒤 현지 인정 절차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입니다. 
 
김봉석 산업부 통상협정활용과장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10월부터 식품·화장품 등 수입 물품에 대한 할랄 인증 의무화가 전격 시행됨에 따라 K-소비재 수출기업에 할랄 인증이 선택이 아닌 필수 절차가 된 상황에서 현지 전문가가 할랄 인증 제도를 설명하고 기업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등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현지의 코트라 자유무역협정(FTA)해외활용지원센터가 참여해 양국의 할랄 인증 체계와 활용 방안을 설명하고 국내 할랄 인증 기관을 통한 ‘할랄 상호 인증’ 방법과 정부의 ‘수출바우처’ 사업을 통한 인증 비용 지원 방안 등을 상세히 안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할랄 인증은 중동 등 무슬림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단순히 인도네시아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인증 비용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토로입니다.
 
박근오 산업부 통상협정정책관은 “국제 무역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무역장벽 강화 속에서 할랄 인증과 같은 지역별 특수 인증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는 우리 수출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중소·중견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우리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26년 6월25일 외국인들이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열린 2026 코리아뷰티페스티벌에 참석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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