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강주영 기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이 반발하는 등 전당대회 이후에도 계파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청년 최고위원에 전용기 의원을 지명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지만, 친청계 3인방(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이 최고위 의결에 불참하는 등 지도부 내 불편한 기류가 지속되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선 김 대표와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공개 충돌한다면 '봉숭아학당' 소리를 들은 과거 2015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최고위원회의를 방불케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21일 강원 강릉시 강릉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 제공, 뉴시스 사진)
청년최고위원 지명 일단락됐지만…최민희 "김민석 약속 감시" 경고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1일 강원 강릉시 강릉시청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민석 대표가 전용기 의원과 권미경 한국노총 공공연대노동조협연맹 위원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하는 인선안을 그대로 최종 의결했습니다. 당시 친청계인 최민희 수석최고위원과 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최고위 표결을 앞두고 회의장을 퇴장하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한정애 사무총장의 의견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곧 (경선으로) 청년위원장을 새로 뽑는데, 청년 최고위원을 뽑는다면 똑같은 유권자로 중복으로 동시에 하기 때문에 모순성이 있어 불가피하다"며 청년 최고의원 지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두 지명직 최고위원의 인선안을 발표했습니다. 최 최고위원이 앞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청년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투표 방식'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했던 것과는 다르게 최고위원장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한 겁니다. 당시 최 최고위원을 비롯한 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도 같은 날 함께 출연해 최 최고위원의 의견에 힘을 보탰습니다.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김민석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안 발표에 바로 당일 비판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회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고 당황했다"며 "최고위원은 최고위 의결사안이고,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의원총회에서 갑자기 지명자 명단을 공개해 버렸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당헌이 정한 절차에 위반한 지명 발표"라며 "최고위, 당무위에서 '전략 지역'을 결정하고 전략 지역 최고위원을 지명해야 한다"고 했고, 한민수 최고위원은 "의원총회에서의 일방적 통보로 당대표가 최고위를 사실상 무력화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15년 '친노 대 비노' 대립 격화…2026년 '친명 대 친청' 재현
일단 최 최고위원은 향후 김 대표의 청년 최고위원 선출 약속을 전제로 "김 대표를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명직 최고위원 문제는 일단락됐습니다. 다만 향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최고위회의에서 공개 충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요. 자칫 2015년 새정치연합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2015년의 새정치연합은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절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정치연합의 당대표로 취임했을 무렵인데요. 당시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참패하자 당시 비노계였던 주승용 수석최고위원이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를 압박했는데요. 이에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치지 말라"고 비판하면서 주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선언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와 중에 당시 유승희 최고위원은 백설희씨의 '봄날은 간다'를 불러 주변을 당황하게 했는데요. 당시 정치권에선 새정치연합 최고위 상황을 두고 '봉숭아학당 같다'는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습니다.
이후에 12월까지도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2015년 12월에 당시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현 지도부 퇴진을 전제로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고, 주 최고위원이 이를 강하게 요구했는데요. 사실상 문 대표의 퇴진을 요구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당시 문 대표는 "당 흔들기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퇴진 불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결국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과 비노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면서 새정치연합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지는 분당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당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건 지도부 내 구성이 크게 친노계와 비노계로 나뉘면서 각각의 현안을 두고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갈렸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당시 새정치연합이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분당 사태로 이어진 만큼, 내년 4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김민석 최고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강릉은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내년 4월 재·보선이 예정돼 있고,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재판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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