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평당 1억5000만원의 초고분양가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은 대치동 하이엔드 주거시설 아티드(ATID)의 100억원대 수분양자 소송(분양계약 취소)이 항소심에서 대주단 측 승소로 뒤집혔습니다. 선순위 자금 유출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6차례에 걸친 공매 유찰과 저조한 감정가 탓에 중순위(Tranche B) 대주단의 자금 회수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중순위 대주 BNK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이미 장부상 220억원의 부실 처리를 단행해 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소송 1심 재판부는 일부 원고의 입주 지연 주장을 인정해 약 110억원을 신탁재산 한도 내에서 반환하라고 판결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항소심 재판부는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대출 당시 은행에 분양대금 반환 채권을 양도하는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했음을 근거로 신탁사에 직접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하며 1심을 취소했습니다.
수분양자 명단에는 임대 수익을 노리고 강남권 부동산에 자금을 투입한 다수의 법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에 묶인 자본이 시장 침체와 미분양의 덫에 갇혀 법적 분쟁으로 번진 상황은, 주택 투자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들은 소송 과정에서 반환받을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장 건물에 100억원대 채권압류 및 가압류를 걸어두었습니다. 현재 수분양자 측이 2심 패소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함에 따라 이 가압류의 법적 효력은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 중인 재공매 절차에서도 매수자들의 권리관계 부담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대주단으로선 항소심 승소로 최악의 자금 유출(분양대금 반환)은 막았으나, 실질적인 자금 회수 전망은 캄캄합니다. 건물 일부는 일괄 신탁공매 시장에 나왔지만, 감정평가액이 6차례 유찰을 거쳐 하락했고 현재 재공매가 진행 중입니다.
낙찰 되더라도 대금은 신탁사의 자체 투입 대여금(약 285억원)과 선순위 대주단(Tranche A)에 먼저 배당됩니다. BNK투자증권은 본건 대출 중순위에 22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인수확약을 제공한 후순위 권리자였습니다. 공매가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배당 순위가 밀리는 BNK투자증권까지 자금이 도달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BNK투자증권의 220억원 매입확약 약정은 상반기 중 자체 대지급되어 우발부채에서 사라졌으며 100% 신용손실충당금 설정 및 대규모 제각 등 부실자산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BNK투자증권이 대지급 직후 건전성 관리를 위해 담보채권을 NPL 펀드 등에 헐값에 넘겼거나(셀다운), 전액 제각 후 자체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내다봅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BNK투자증권의 재무적 손실을 만회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NPL 매각 시 소송 승소에 따른 배당 재원 보존 이익은 헐값에 채권을 산 NPL 투자사의 몫이 된다”며 “제각 후 자체 보유 중이라도 가압류 족쇄와 저조한 매각가로 인해 배당금이 후순위까지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2심 승소라는 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 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라 후순위로 밀려난 증권사의 엑시트 한계를 보여줍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