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국민 3명 중 1명은 향후 원전 수출 전략을 기술 자립성을 확보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SMR 수출 시장 선점 전략으로는 국내 독자 기술개발 강화가 가장 많이 꼽혔고, 해외 원전 기업의 국내 투자와 제작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금융 지원에는 66.8%가 찬성했습니다.
21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4일 실시한 '원전수출 국제협력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래 원전 수출 전략으로는 '기술 자립성을 확보한 SMR 중심 전환'이 3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해외 기업과 협력할 때는 '핵심기술 사용권과 공동개발 지식재산권 확보'를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38.7%로 1순위에 꼽혔습니다.
국민 10명 중 4명 "SMR 선점, 독자 기술개발 강화해야"
SMR 수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제 협력 방향에서는 '해외 의존을 줄이고 국내 독자 기술개발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39.6%로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22.4%, 영국·프랑스·덴마크 등 유럽과의 협력은 13.9%였습니다.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은 4.8%였습니다.
해외 SMR 기업과 협력할 때는 '핵심기술 사용권과 공동개발 기술의 지식재산권 확보'가 38.7%로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공동 진출 기회 확대는 19.9%, 전략적 투자를 통한 주요 의사결정 참여 권한 확보는 12.5%, 주요 설비의 국내 제작 확대는 12.4%였습니다.
독자 기술개발과 핵심기술·지식재산권 확보가 각각 최우선 과제로 꼽히면서,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 기술 자립 기반 확보를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SMR 중심으로 원전 수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서는 핵심기술 사용권과 공동개발 지식재산권 확보를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61.7%에 달했습니다. SMR 중심 수출 전략을 택한 응답 층에서는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 확보를 중시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했습니다.
차세대 SMR 시장에서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방식으로는 '민관 합동 컨소시엄형'이 34.6%로 가장 높았습니다. 국민참여 펀드형은 25.1%, 정책금융 주도형은 22.5%였습니다. 기술 자립을 정부나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보다 공공과 민간 자본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습니다.
정책금융에는 해외 원전 기업의 국내 투자와 생산을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이 요구됐습니다. 해외 원전 기업의 국내 투자와 주요 기기의 국내 제작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거나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방안에는 66.8%가 찬성했습니다. 반대는 13.8%였습니다.
특히 핵심기술 사용권과 공동개발 지식재산권 확보를 우선 과제로 꼽은 응답자 가운데 정책금융 지원에 찬성한 비율은 82.7%였습니다.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면서 국내 투자·제작까지 연결하는 과정에서 정책금융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SMR 공동개발, '국내 제작' 선택 62.4%
해외 기업과 SMR을 공동개발할 경우 한국에 가장 이익이 되는 협력 방식으로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고 주요 기기를 국내에서 제작하는 방식'이 37.3%로 가장 높았습니다. '국내에서 해외 기업에 투자하고 주요 기기를 국내에서 제작하는 방식'은 25.1%로 뒤를 이었습니다.
두 응답을 합하면 투자 주체와 관계없이 주요 기기의 국내 제작을 택한 응답이 62.4%에 달합니다. 반면 주요 기기를 해외에서 제작하는 방식은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 11.0%, 국내의 해외 기업 투자 8.2%에 그쳤습니다. 해외 SMR 기업과의 협력을 국내 생산 기반 확대로 연결하려는 인식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금융 지원에 대한 높은 찬성률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를 대미투자펀드의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54.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23.3%, '잘 모름'은 22.5%였습니다.
영어 인허가 71.7% 찬성…사용후핵연료 기술투자 74.3% 필요
SMR의 해외 인허가와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 기반 인허가 체계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는 71.7%가 찬성했습니다. 반대는 7.4%에 그쳤습니다. SMR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함께 해외시장 진입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SMR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거나 장기적인 관리·처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 투자에 대해서도 74.3%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7.2%였습니다. 차세대 원전의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설과 제작뿐 아니라 사용후핵연료 관리까지 포함한 기술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해양원자력 "전망 밝다" 67.8%…최우선 과제는 R&D
부유식 원자로와 원자력추진선 등 해양원자력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밝다'는 응답이 67.8%에 달했습니다. '매우 전망이 밝다'가 23.3%, '대체로 전망이 밝다'가 44.5%였으며 '전망이 어둡다'는 응답은 12.8%였습니다.
해양원자력 산업의 선도적 지위 확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기술 연구개발 지원 확대'가 35.2%로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이어 법·제도 및 안전규제 체계 마련 18.8%, 해외 국가·기업과의 협력 강화 17.0%, 관련 기업 정책금융 지원 확대 10.8% 순이었습니다. SMR 수출전략부터 해양원자력까지 기술 확보를 중시하는 흐름이 조사 전반에서 이어진 셈입니다.
이번 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웹(CAWI) 방식으로 실시했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포인트입니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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