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V 수요 둔화에 맞춰 LCD 패널 생산량을 줄이며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BOE·TCL CSOT(차이나스타)·HKC 등 중국 3사가 글로벌 TV 패널 공급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운데, 수급 조절과 가격 인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주요 TV 업체들의 패널 조달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삼성전자의 2021년형 Neo QLED 제품. (사진=삼성전자)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글로벌 TV 패널 수요는 전 분기 대비 4% 감소할 전망입니다. 이는 연말 성수기를 앞둔 TV 업체들의 재고 확보가 3분기 대부분 마무리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패널 소재 공급 능력이 부족해지면서 TV 패널 생산원가는 같은 기간 4~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수요 감소에 맞춰 생산량을 줄이는 모습입니다. BOE·TCL CSOT·HKC는 중국 국경절을 전후해 주요 생산라인 가동을 줄이면서 10월 5세대 이상 대형 패널 팹(공장) 가동률은 9월보다 4.2%포인트(p) 낮은 79.6%까지 떨어질 전망입니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감산에 대해 “재고 누적을 막고 4분기 패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격 방어력이 커진 배경에는 중국 중심으로 재편된 LCD 공급망이 있습니다. LCD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요 패널 업체들은 LCD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LCD 생산을 끝냈으며 LG디스플레이 역시 국내 TV용 LCD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했습니다. AUO, 이노룩스와 같은 대만 업체들도 LCD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의 LCD 시장 지배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지난 2024년 내놓은 분석을 보면, 중국 패널 업체들은 65·75·85인치 LCD TV 패널 시장에서 크기별로 점유율 70~85%를 차지했으며, 90~115인치 초대형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거의 100%에 달했습니다.
LCD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패널 가격 인상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BOE는 최근 삼성전자·LG전자·소니 등 주요 TV 제조사에 LCD 패널 가격 인상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격 인상에는 TCL CSOT와 HKC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BOE는 4분기부터, TCL CSOT와 HKC는 9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감산과 가격 인상은 연말 성수기를 앞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마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두 회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전체 판매량에서 LCD TV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 업체들이 LCD 생산량을 계속 줄이다 보니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그만큼 커지게 됐다”며 “TV 제품별 크기 등에 따라 가격 인상폭이 다르고, 패널 가격 인상분을 완제품에 다 반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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