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에 위치한 이랜드 글로벌 R&D 센터 전경(사진=이랜드그룹 제공)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이랜드월드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누적된 차입 부담을 덜어내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음에도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차입금 규모가 4조원이 넘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금융비용과 기타 손실을 감당하고 최종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났지만 4조원대 규모의 차입금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이번 반등이 일시적인 실적 개선을 넘어 차입금 축소와 현금창출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모회사이자 패션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입니다. 패션부문을 중심으로 유통·외식·호텔·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랜드월드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5조543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13억원에서 3333억원으로 22.8% 증가했습니다.
금융비용이 가른 실적
문제는 순손실 규모는 오히려 더 확대된 것입니다. 이랜드월드는 2024년 연결 기준 15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도 2618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영업이익과 순손익의 괴리는 금융비용과 기타 손익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금융비용은 4109억원으로 영업이익의 3333억원을 웃돌았습니다.
금융비용은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에서 발생했고, 영업외 손익까지 더해지면서 본업의 이익 개선이 최종 순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매출 규모를 키우고 영업이익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 대목입니다.
이랜드월드의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이츠의 실적도 그룹 수익 구조를 살펴볼 때 주요 변수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월드 매출의 53%, 이랜드이츠는 8.3%를 차지합니다. 매출 비중이 큰 유통사업의 수익성 회복은 그룹 전체의 실적 안정성과도 직결됩니다.
차입금 부담은 이랜드월드의 재무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입니다. 연결 기준 차입금은 2024년 말 4조3375억원에서 2025년 말 4조4052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26년 6월 말에는 4조4395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2025년 말 대비 약 343억원 늘어난 수치입니다.
차입금이 4조원대로 금융비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5년 금융비용 4109억원은 연간 영업이익의 약 1.23배에 해당합니다. 즉 영업이익보다 금융비용이 큰 구조는 수익 개선 효과를 제한하는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상반기 영업이익 48% 증가…순이익 흑자 전환
이랜드월드 측은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제고에 중점을 둔 내실 경영을 통해 차입금을 감축하고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잉여현금흐름을 차입금 상환에 우선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마곡 글로벌 R&D센터와 중국 물류시설 등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추가 투자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랜드월드는 중국 이노베이션밸리, 마곡 글로벌 R&D센터, 그랜드켄싱턴 비치 등 최근 수년간 추진해 온 주요 투자가 순차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향후 대규모 투자 부담이 과거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업 및 현금 창출 기여도가 낮은 비효율 자산을 선별적으로 정리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확보한 재원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우선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랜드월드의 연결 기준 매출은 2조8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431억원보다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60억원에서 2316억원으로 약 48.4% 늘었습니다. 매출 증가율을 웃도는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순이익도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3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이랜드월드는 795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순이익도 같은 기간 551억원 순손실에서 579억원 순이익으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상반기 흑자 전환만으로 재무구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순이익 개선이 차입금 축소로 이어지려면 영업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이자와 투자 지출을 감당한 뒤 남는 현금이 실제 상환 재원으로 활용돼야 합니다. 결국 관건은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2025년 코로나19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올해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순금융차입금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145억원 감소했다"며 "하반기 영업 성수기에 따른 현금창출력 확대를 바탕으로 2026년을 기점으로 순금융차입금 감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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