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IMO, 해운탄소 내년 최종 확정…원자력 연료 검토 단계"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 인터뷰>
12월 합의론에 선 그은 IMO
미국 반대에 탄소가격제 '향배'
대체연료·SMR 안전성 과제
호르무즈·북극항로 안전성 강화
2026-10-27 18:00:00 ㅣ 2026-10-27 18: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전 세계 선박에 적용할 탄소중립 규제의 향방이 올해 말 국제해사기구(IMO) 협상에서 가시화될 전망입니다.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어떤 연료를 인정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선박에 얼마만큼의 경제적 부담을 지울지가 관건입니다. 규제 도입을 둘러싼 국가 간 셈법이 복잡한 가운데 국제해사기구 수장은 최종 확정 시점을 ‘2027년’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2026 세계 해사의 날’ 국제 기념행사 후 <뉴스토마토>와 만난 아르세니오 도밍게스(Arsenio Dominguez) IMO 사무총장은 “다가오는 회의에서는 LNG(액화천연가스), 바이오연료 등 대체연료를 어떻게 다룰지, 신기술의 역할과 경제적 조치가 국제무역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Arsenio Dominguez)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2026 세계 해사의 날’ 국제 기념행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제해운 탄소중립 협상, "내년 최종 확정"
 
그는 “올해 회의에서 최종 채택까지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법적 절차를 거쳐 내년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MO는 올해 국제해운 탄소중립체계(Net-Zero Framework·NZF) 협상을 위해 세 차례 회의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11월 온실가스 감축 실무작업반 제23차 회의(ISWG-GHG 23)에서 대체연료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과 경제적 조치 등이 논의됩니다. 이어 해양환경보호위원회 제85차 회의(MEPC 85)에서는 협상 결과와 후속 절차를 검토합니다. 
 
'MEPC 85' 상황을 봐야 하지만 12월에는 탄소중립체계 개정안의 채택 문제를 다룰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특별회의(MEPC.ES/2) 재개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당초 해운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규제 채택 논의가 1년 유예되고 올해 9월 실무협상에서도 핵심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2월 회의를 최종 합의의 분수령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도밍게스 사무총장이 올해 말 협상에서 핵심 쟁점을 논의하되 최종 확정은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겁니다.
 
그는 “지난해 프레임워크 논의 당시 회원국들은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합의했다”며 “지난 9월 회의는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공식 회의가 아닌 실무작업반 회의였으므로 당시 최종 합의가 나올 예정은 아니었다”고 부연했습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Arsenio Dominguez)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2026 세계 해사의 날’ 국제 기념행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미국 반대…"경제적 조치 형태 미정"
 
다만 미국이 탄소 배출에 대한 의무적 비용 부과와 국제기금 조성에 반대하는 등 회원국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어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제적 조치를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지, 대체연료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의 반대를 고려해 탄소가격제와 국제기금을 제외한 절충안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묻자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경제적 조치의 최종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기금안을 포함해 여러 제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며 “중요한 것은 IMO의 목적이 단순히 자금을 징수하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이다. 2050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적·경제적 메커니즘을 수립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올해 말 협상에서는 탄소중립 규제의 세부 내용과 회원국 간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 회의에서 도출될 합의 수준과 이후 법적 절차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입니다.
 
국제해운의 탈탄소화 추진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 중인 운항 및 기술적 규제만으로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 감축한다는 목표 달성 궤도에 진입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대체연료 사용 비중을 5~10%까지 높이는 것이 더 도전적인 과제”라며 신연료·신기술의 안전성 확보와 선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 조선업계의 관심이 높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상선 적용에 대해서는 “원자력 에너지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로 구체적인 적용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자율운항선박 국제규범도 단계적으로 마련해 2032년 강제 규범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26일부터 27일까지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국제해사기구(IMO)와 공동으로 ‘2026 세계 해사의 날(World Maritime Day) 기념행사’를 열고 국제 해사 규범 등을 논의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호르무즈해협과 북극항로 안전 문제
 
중동 분쟁으로 인한 선원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현재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선박 400척 이상과 선원 약 5000명이 고립돼 있다”며 “분쟁이 끝나고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화물 운송 등의 이해관계로 위험 수역을 무리하게 통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IMO는 연안국 및 선원 국적국과 협력해 고립 선원들에게 의료·생필품·통신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분쟁 종료 이후 기뢰 제거 등 항행 안전 확보를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앞선 기조연설에서도 홍해·아덴만에서 선박 110척 이상이 공격받아 선원 24명이 숨지고, 흑해·아조프해에서도 선박 110척 이상이 공격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극항로와 관련해서는 “통항 건수가 지난해 103건에서 올해 104건으로 늘었다”며 2017년부터 시행된 극지운항선박 안전기준(Polar Code)과 2029년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북극해 중유 사용 금지 조치 등을 통해 운항 안전과 환경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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