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부터 핵포기까지 충돌…첫 종전협상 '노딜'
이란 "2~3개 주요 사항 이견"
2주 휴전, 향후 협상 안갯속
2026-04-12 17:55:21 2026-04-12 18:36:1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합의 없이 '노딜'로 끝났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의 핵 보유 금지 문제를 놓고 양국의 입장 차가 컸다는 분석입니다. 2주간 일시 휴전 속에 진행된 이번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중동 정세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및 이란 대표들과 회동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란, 핵 포기 수용 안 해"…밴스, 합의 없이 '귀국길'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회담장인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지금까지 21시간 동안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이란 측과 여러 차례 실질적인 논의를 나눴다"며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복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도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협상 성공은 상대편(미국)의 신의 성실에 달렸다”며 "과도한 요구와 불법적 요구를 자제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두세 가지 문제에서 합의를 못한 것으로 인해 협상 타결이 불발됐다고 전했습니다.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주된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이란의 핵 보유 금지를 둘러싸고 견해차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이란이 미국의 핵 개발 포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점은 협상 결렬의 큰 요인이 됐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부터 협상하면서 이란에 미국의 '레드라인'을 매우 명확하게 밝혔지만,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이란이 어떤 부분을 거부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신속하게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시적 약속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목표이고 우리가 협상에서 얻고자 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넘기라고 요구했지만,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폐기 및 이란에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 전량의 반출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란이 이를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호르무즈 개방도 이견 커…종전협상 불확실성 여전
 
이날 양국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에 대한 견해차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해협을 미국과 함께 통제하는 방안을 거부했고, 단독으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즉, 이란이 자국에 대한 안전 보장 없이 해협의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이 협상 와중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도 이란을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변수도 협상을 흔드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레바논 전선이 협상 대상에 포함될지는 양측 간 이견이 큰 사안으로, 종전 협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도 쟁점으로 부각됐습니다.
 
양국이 2주 시한의 휴전 기간 후속 협상을 통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도 "우리는 최종이자 최선의 제안을 (이란에) 남긴 채 떠난다"며 대화 재개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개발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커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종합격투기(UFC) 경기를 관람한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사하는 글까지 올리면서 종전 협상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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