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이길 것을 졌다, 이겨야 되는 것을 졌다'는 것은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석 중 12석을 석권했음에도 서울시장을 탈환하지 못한 점을 콕 집은 대목으로 읽힙니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선 승리'를 언급한 것과 대조됩니다. 정 대표의 승리 선언이 무색하게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겸손한 자세를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 "쉽게 생각한 측면…결국 나의 부족"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당의 지선 성적을 묻는 말에 "숫자가 과반이면 이긴 건가, 10개를 넘으면 이긴 건가는 판단 주체 기준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이길 곳을 졌거나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원래 정치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표정은 중립이 잘 안 됐다"며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선에 대해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우리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실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다. 열심히 했고, 나쁜 짓 한 것도 아닌데 최소한 버리기야 하겠냐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면서 "단 한 명의 주권자까지 죽을힘을 다해서 설득하겠다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저부터 들었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이번 선거의 승패는 서울에 달려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다른 곳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수도이자 '민심의 척도'인 서울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반쪽 승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12·3 비상계엄 여파 속 국민의힘 리더십 부재와 높은 이 대통령 지지율에 힘입어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 득표율 1.15%포인트(6만259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을 향한 2030 여성 지지층이 약화됐다는 분석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구청장 합계 득표와 시장 합계 득표가 차이가 많다고 한다"며 "시의원 합계 득표를 더하면 훨씬 더 차이가 나고, 연령대로 분석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구청장, 시의원은 민주당을 찍으면서 시장은 굳이 다른 데를 찍는 선택이 무섭지 않은가"라며 "옛날에는 1번 쫙, 2번 쫙 줄투표를 했다. 한 명 한 명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아쉽지만 승리…서울 패배는 아쉬워"
이 대통령이 언급한 지선 결과에 대한 시각은 정 대표의 발언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정 대표는 지선 다음날인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준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 현명한 선택에 감사드리고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면서도 "일 잘하는 이재명정부를 응원해 주시고, 민주당 손을 들어주셨다"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정 대표 기자회견에 이은 브리핑에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도 "이번 지선은 아쉬움이 있지만 승리"라며 "2022년도는 5대12였다. 이번에는 반대가 됐기 때문에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선 결과를 놓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간 입장 차에 대해 조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나 저나 (지선) 승리도 있고 패배도 있다고 말했다"며 "승리지만 승리라 말할 수 없는 서울에서의 패배는 아쉽고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현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표현과 지도부의 말이 상충되거나 충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현상에 대한 본질적 문제의식, 사안별 디테일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있었다는 점에서 역대 대통령과 다른 디테일에 강한 리더십을 볼 수 있었다"며 "한마디로 대체 불가한 이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이어 "늘 그래왔듯이 당·정·청이 합심해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부터 솔선수범 헌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6·3 지방선거 다음날인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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