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불안한 KDB생명·예별손보 매각
재무 건전성 우려…공적자금 규모 관건
2026-06-09 14:55:22 2026-06-09 16:56:06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부실한 재무 건전성이 발목을 잡고 있어 실제 완주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9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과 한국투자금융지주·태광그룹(흥국생명)이 KDB생명의 예비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예별손보의 재공고 입찰에도 교보생명·한투지주·OK금융그룹·태광그룹(흥국화재)이 관심을 보이며 '예상 밖의 흥행'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M&A 시장 장수생인 두 보험사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매물의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KDB생명은 지난해 6월 말 자본총계 124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가 모회사인 KDB산업은행이 5000억원대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가까스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습니다. 지난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자본총계는 4840억원이며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적용 후 186.1%입니다. 경과조치 적용 전 킥스는 74.5%에 불과해 금융당국 권고치 130%를 크게 밑도는 상황입니다.
 
예별손보의 경우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1분기 예별손보의 자본총계는 -487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킥스는 경과조치 후 -15.3%, 경과조치 전 -13.1%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한참 하회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보험사 매각은 오랜 기간 난항을 겪었습니다. KDB생명은 2014년 첫 매각 추진 이후 12년간 인수를 마무리짓지 못했습니다. 2020년 JC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불발하면서 무산됐고, 2023년에는 하나금융그룹이 우협에 선정됐지만 추가 자금 투입 부담을 이유로 인수를 철회했습니다. 2024년 6번째 매각 시도에는 MBK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예별손보도 MG손해보험 시절이던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며 처음 M&A 시장에 나온 이후 5월까지 6차례 매각에 실패했습니다. 2024년에는 메리츠화재가 우협으로 선정됐으나 MG손보 노조의 반발에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6번째 예비입찰에는 3개사가 참여했지만 본입찰에 한투지주만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습니다. 예별손보는 이에 곧바로 재공고 입찰을 내고 재매각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인수전에 많은 회사가 관심을 보이는 건 각자의 셈법이 있습니다. 한투지주는 올해 보험사 인수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를 목표로 매물로 나온 보험사를 두루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도 지주사 전환을 위해 손보사 매물을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밖에 각 사들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외형 확장 등을 기대하며 매물을 살피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인수 절차가 끝까지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부동사 운용사인 이지스 자산운용 인수전에도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의 2파전이 예상됐지만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최종 우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마저도 최근 인수 절차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예금보험공사와 산은이 얼마나 우호적인 매각 환경 조성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산은의 추가 증자 여부와 예보의 공적자금 규모에 따라 매각 성사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크게 매력 있어 보이지 않다"면서 "좋은 매물이 나왔다면 진작 팔렸지 않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산은과 예보가 어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지에 매각 성사 여부가 달려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KDB생명과 예별손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다. (사진=연합뉴스, 챗GPT 합성)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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