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가 서울 도심 주택난 해소를 위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면서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핵심 입지라는 기대와 국가공원으로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법 개정과 지자체 협의, 미군기지 반환·토양 정화 등 사업 현실성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는 20일 예정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면담이 향후 용산 개발 방향을 가를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용산 일대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서울역 서부 재개발 벨트, 캠프킴·유엔사·미군 수송부 등 반환·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되거나 검토되고 있습니다. 용산공원을 포함해 이들 개발 대상·후보지의 면적을 단순 합산하면 약 393만㎡로 여의도보다 넓습니다. 기존 개발사업에서 2만가구 안팎의 공급이 거론되는 가운데 용산공원까지 활용할 경우 공급 잠재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
정부가 용산공원에 주목한 것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용산어린이정원에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습니다. 정부는 수요가 집중된 서울 핵심 입지에서 국공유지와 유휴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용산공원 본체 개발은 법적으로부터 제약을 받습니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외 목적의 용도변경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특별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관련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논의가 예정돼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즉시 주택용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와 용산구의 반발도 변수입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서울 도심의 핵심 녹지이자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국가자산으로 보고 개발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용산구 역시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진 국가공원을 주택 공급용 부지로 활용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오는 20일 용산공원 활용과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업 기간도 걸림돌입니다. 아직 반환되지 않은 미군 부지는 한미 간 협의와 이전 절차를 거쳐야 하고, 반환 이후에는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도로·학교 등 기반시설과 각종 인허가 절차까지 거쳐야 합니다. 앞서 주택 공급지로 발표된 캠프킴도 정화 작업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는 만큼 용산공원 내 실제 착공은 빨라도 203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단기적인 주택시장 안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공원 본체를 직접 개발하기보다 주변 지역을 고밀 개발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일본 도쿄 롯폰기 미드타운은 옛 방위청 부지를 재개발해 주택과 업무·상업시설, 공원 등을 함께 조성한 사례입니다. 다만 용산 일대는 남산 주변 고도지구 등 높이 관리가 적용되는 지역이 있어 롯폰기 미드타운과 같은 방식의 고층·고밀 개발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방안은 용산 주민뿐 아니라 서울 시민의 수용성을 고려하면 현실의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며 “공원 일부만 개발해서는 공급 물량도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용산은 효창동·원효로·서부이촌동·동부이촌동·한남뉴타운 등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할 곳이 많은 만큼, 다른 부지를 찾기 전에 이런 정비사업을 포함한 개발을 보다 전향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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