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국 자동차 보호책 ‘셀프 악재?’…현대차, ‘표정 관리’
‘USMCA’ 개정 협상 테이블 올라
현대차, 유연하게 물량 조절 가능
2026-08-18 16:01:14 2026-08-18 16:01:1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미국산 부품 50% 이상 탑재를 의무화하는 고강도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조원가가 급등할 경우 미국 완성차 업계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반면 현대차(005380)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물량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을 유연하게 조율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혜택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미국산 부품 및 소재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북미 3국에서 조달한 부품 비중이 75%를 넘으면 무관세 혜택을 부여했는데, 이 비중을 82% 수준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USMCA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체결한 협정으로, 협정문에 따라 올해 재검토 절차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이번 미국산 부품 비중 상향 요구는 기존 협정보다 한층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 조치로 평가됩니다. 별도의 미국산 조달 비율 기준이 없었던 기존 규정과 달리, 이번 개정안은 부품·소재의 원산지를 국가 단위로 세분화해 규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같은 원산지 규정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와 현지 공급망을 활용해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해온 완성차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는 이번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미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며, 이 중 두 개 업체는 규정 변경 시 업체당 연간 최소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자동차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차)
 
미국 완성차 업계가 문제 삼는 지점은 역설적인 형평성 문제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은 정부가 정한 복잡한 부품 비율 요건을 맞추기 위해 엔진과 변속기,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을 재정비해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가혹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부품 조달망을 미국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고스란히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완성차 형태로 건너오는 수입차는 15% 수준의 관세만 부담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미국 내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고 완성차를 그대로 수출하는 업체일수록 오히려 규제 영향권에서 비켜나 있는 셈입니다. 스텔란티스는 이와 관련해 북미 역외에서 생산되는 차량에도 USMCA 수준의 부품 원산지 규정을 적용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USMCA를 준수하는 멕시코·캐나다산 차량의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미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5% 관세만 부담하는 일본산 차량과 비교할 때 북미 현지 생산 업체가 오히려 시장 점유율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입장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조지아주 현지 공장 ‘현대차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비롯한 미국 내 생산 물량과 한국에서 완성차 형태로 수출하는 물량을 함께 운용하고 있어, 원산지 규정 강화 폭에 따라 생산·수출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할 여지가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USMCA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북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및 부품 업계가 단기적 규정 변화뿐 아니라 중장기 공급망 전략 차원에서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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