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까지 만나며 반도체 등의 투자 방안을 논의합니다. 이달 초부터 제기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광주·전남 투자설도 현실화되는 양상입니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연쇄 회동을 계기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내용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이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 간담회’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23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오는 25일 이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의 지방 투자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오는 29일 국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지역 투자 방안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조율을 위한 만남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조만간 현실화할 대기업들의 지방 투자를 통해 지역 변화의 계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광주·전남 투자설도 구체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 반도체 시설 건설에 수십조 원 단위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정부 역시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지원과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기업 총수들과 연이어 회동하면서 지방 투자 방안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당초 삼성전자는 광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전공정까지 포함한 대규모 투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호남 지역사회에선 패키징 시설 유치를 넘어 팹을 직접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왔습니다. 후공정은 전력, 용수, 인재 부담이 덜한 대신 투자 규모도 작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이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SK그룹의 광주·전남 투자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SK그룹은 당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총 7조원을 투입해 울산에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충북 청주에는 약 19조원을 들여 차세대 첨단 패키징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었지만, 여기에 더해 광주·전남 지역의 추가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달 말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00조원 이상을, 하이닉스도 엇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광주 군공항 탄약고 이전 부지를 후보지로 검토했다는 등의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향후 투자 방향도 보다 가시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제 투자가 이뤄질 경우, 지역에서 반도체 생태계가 자립할 수 있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봉렬씨는 “최근까지 주로 거론되는 반도체 시설은 패키징 공장인데, 재생에너지 활용이나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큰 도움이 안 된다”며 “일부 시설이 아닌, 지역에 자체적인 생태계가 구축될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인재 부족과 정주 여건 등 지방 생태계 구축에 제약이 적지 않은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과 반도체 시설 분산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만 인재 부족 문제, 정주 여건, 전력망 등 과제가 많다”며 “이런 문제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게 정부다. 정부가 기업과 잘 협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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