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반도체발 실적 랠리로 불어난 금융소득과 대기업의 억대 성과급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고민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부동산 증세와 함께 '닥치고 공급'이라는 부동산 공급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세제만으로 안 잡아…다양한 의견 청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저의 걱정거리는 부동산"이라며 "주택 문제가 저로서도 제일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호황에 따라 부동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김 실장은 앞서 반도체 호황에 따라 발생할 부동산 수요 증대로 보유세와 양도세 등 세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글을 남긴 바 있습니다.
김 실장은 이날 보유세와 양도세에 대해 "주택시장 안정과 조세 형평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납득 가능할 만한 수준으로의 조정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세제만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동산 과세는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공급과 관련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공급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집값 급등 양상이 과거 진보 정부 당시와 비슷하다는 지적에 "구조적인 수급 문제와 거시 매크로(유동성) 환경이 매우 어렵게 조합된 국면"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김 실장은 "2023년과 2024년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태와 고금리로 인해 공급 관련 회사들이 전부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시기"라며 "이로 인해 예년보다 공급 준비가 30~40% 덜 됐다"고 짚었습니다.
구체적 공급 대책에는 "정부 출범 직후 강력한 수요 억제책인 6·27 대책을 내놓고, 10월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등 강한 조치를 취했지만 구조적 공급 부족 앞에서는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대신 과감한 규제 완화 및 공급 확대를 주문하는 질문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동감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서울 태릉을 거론하며 "부처도 그렇고 지역 주민들도 그렇고 다 반대하시면 청년들은 대체 어디 가서 사나"라며 "아름다움이나 생태적인 것만 추구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왜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 위주로만 생각하나"라고 짚었습니다.
환경 규제가 있는 지역에 대통령 등이 찾아야 한다는 지적에도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 필요하다면 저라도 직접 가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겠다"고 했습니다.
서울 영등포와 구로 등 '노후 공업 단지'에 대한 구상도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영등포나 구로 등 서울 일부 지역에는 과거 준공업 지역 단지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며 "여기에 왜 주택을 못 짓느냐고 물었더니, 서울시에서는 제조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앙정부와 서울시라는 광역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특단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초과세수 활용 사회적 논의…대만병 경계"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 세수'에는 "AI(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사회정책과 노동정책, 그리고 초과 세수 활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AI는 국가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 수 있지만 모든 국민이 그 혜택을 동일하게 누린다는 보장은 없다"며 "국가는 부유해지는데 일부 국민은 성장의 흐름에서 멀어지고, 경제지표는 개선되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은 줄어들지 않는 상황, 이것이 K자 성장의 문제이다. 이른바 '대만병'이 주는 교훈도 여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산업 지도를 바꿀 수 있는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미래세대에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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