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10월2일 검찰청 폐지까지 남은 시간은 단 95일. 그러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서 발의조차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의 입장을 '보완수사권 폐지'로 정하면서도, 정작 8개월째 논의한 정부의 입법안은 비공개해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사법 체계의 대전환을 앞둔 현장과 진영의 공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보완수사권 폐지 찬반에 관해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사법개혁의 쟁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편집자)
지난 26일 <뉴스토마토>는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한 모임 공간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황 교수는 "보완수사권이라도 수사권"이라며 "검찰에 수사권을 준다는 건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연된 검찰개혁 논의에 관해선 "이제 선택의 문제이자, 정책 결단의 문제"라며 "여당인 민주당이 더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빨리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황 교수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검찰개혁추진단의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정부가 내놓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제정안 입법예고에 반발해 사퇴한 바 있습니다. 이후 그는 이른바 '시민 주도 형소법'이라 불리는 형소법 개정안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 교수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황문규 교수와 일문일답.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밝히고, 형소법 개정을 국회의 자유로운 논의에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이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정하고, 국회 입법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한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정부가 과연 무엇을 했는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의 의지가 과연 있었는지에 대한 비판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은 그간 '검찰개혁이 성공하려면, 보완수사권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요.
개념적으로 보면 보완수사권이라는 건 없어요. 수사권입니다. 과거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모두 갖고 견제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권한을 오남용했기 때문에 분리돼야 하는 것이고요. 수사권을 준다는 건 수사·기소의 분리 취지에 맞지도 않고요. 일각에서는 '수사와 기소는 연속적인 절차인데, 분리가 되겠느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수사와 기소를 딱 무 자르듯이 분리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매개체가 필요한 것이고, 저는 그게 '보완수사 요구권' 이라고 보는 것이고요.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지시하지 못하고 경찰에 요구만 하게 되면, 형사사법 처리 지연으로 국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사건 처리 지연은 경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고 검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송치된 사건을 예로 들어보면,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사건이 다시 경찰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되면 그때부터는 검사 사건이 아니게 되는 겁니다. 경찰이 보완수사 후 사건을 다시 송치하면, 그 사건은 (최초 송치받은 검사의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검사한테 갈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사건 파악 등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해당 검사가 사건 처리의 주체로 그대로 남아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공소시효 임박 등 예외적 상황에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엔 '긴급 보완수사 요구 제도' 신설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사건이 오가는 시간이 며칠 걸릴 수 있습니다. 공소시효 임박 등 보완수사가 긴급한 상황에서는 형사사법포털(킥스, KICS) 메신저를 통해 검사가 경찰에 바로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봅니다. 이런 시스템은 현재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건 피해자 입장에선 검찰이라는 '재심사 창구'가 하나 줄어드니까 권익 침해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요.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바뀌는 건 검찰이 압수수색이나 피의자 신문 등 직접 수사를 못 한다는 것뿐입니다. 검찰의 '스크리닝 기능'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현재 시스템에서도 송치 사건과 불송치 사건 모두 검찰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검찰이 기록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하면 됩니다.
경찰의 수사 역량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 역량이 부족하고 편차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 역량 부족만 탓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엔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됐습니다.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아졌지만 수사 인력 증원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2025년 11월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 후 경찰 접수 사건은 28.6% 늘었는데 수사 인력은 8.8%만 늘었습니다. 경찰 3만여명이 한해 140~160만건의 사건을 처리합니다. 경찰에게 제대로 된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하지도 않아 놓고 역량만 탓하는 셈입니다.
검찰의 수사 관여가 사라진다면, 비대해진 경찰 권력은 어떻게 통제할 수 있나요.
검사는 영장 청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송치하면 검찰은 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경찰이 불송치하더라도 기록은 검찰로 90일간 넘어갑니다. 경찰의 수사에 문제가 있거나 권한이 남용되더라도 검찰에서 통제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편집자) 검사는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기록을 보고,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검찰청 폐지까지 3개월 남았습니다. 이 짧은 시간 안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마련될 수 있을까요.
이제는 숙의의 단계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숙의를 이야기하는데, 도대체 얼마만큼 더 논의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여정부 이후부터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검찰개혁처럼 치열하게 논의되고, 고민했던 주제는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 동안 더 논의한들 모두가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이 더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빨리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