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건설 생태계) 상반기 폐업 2092곳…건설업 수익성 5년새 '반토막'
"땅 없으니, 일감도 없어"…주요 재무지표 동반 악화
12년 만 상반기 최다 폐업…종건사도 21년 만 최고치
PF만기 몰리는 하반기 '중견사' 추가 도산 우려 상승
2026-08-12 16:36:22 2026-08-12 17:00:16
경기 구리시의 한 크레인 주차장에 크레인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택지 공급 구조가 공공 직접시행으로 바뀐 뒤 비용 증가와 자금 경색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민간 건설사들이 줄폐업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는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증가,  대금 회수 지연 등 악재와 주택용지 공급 중단이 겹치며 일감 자체가 사라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건설사 주요 재무를 분석한 결과 거의 모든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익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1%에서 5.6%로 5년 새 절반이 됐습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21년 4.5%에서 지난해 3.4%로 내려앉았고, 매출액 순이익률도 4.2%에서 2.3%로 반 토막 났습니다.
 
벌어들인 돈도, 버틸 체력도 약해졌다
 
부채비율도 높아졌습니다. 동기간 부채비율은 2021년 129.2%에서 2024년 161.8%까지 뛰었다가, 지난해(155.3%)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총자산회전율도 2022년 149.4%에서 2025년 114.7%로, 공사채권회전율은 2021~2022년 900%대에서 2023~2025년 800%대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빠르게 늘었는데,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돈 기업은 2021년 62곳(4.5%)에서 지난해 173곳(11.3%)으로 약 2.8배가 됐습니다. 한계기업 비중은 전문건설업(12.4%)이 종합건설업(10.4%)보다 2.0%포인트 높았습니다.
 
외형도 뒷걸음질쳤습니다. 매출액증가율은 2022년 17.9%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4.5%)는 결국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종합건설업이 -5.9%로 전문건설업(-3.1%)보다 감소 폭이 컸습니다. 여기에는 주택·분양 경기에 직접 노출된 건축 부문 부진이 지표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사비 상승과 함께 공사 지연·취소, PF리스크 확대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동시에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난 결과"라며 "건설업 전반의 한계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관리와 이자 부담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PF 구조 개선과 공사 원가·대금 체계의 정상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래픽=뉴스토마토)
 
최다 폐업…"PF만기 몰린 하반기 우려 ↑"
 
재무 악화는 곧바로 폐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는 2092곳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1746곳)보다 19.8% 늘었습니다. 폐업 수 규모로 보면 2014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폐업한 업체는 전문건설사가 1420곳에서 1714곳으로, 종합건설사가 326곳에서 378곳으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증가했습니다. 특히 종합건설사 폐업은 21년 내 최다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건설사가 폐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하반기가 시작된지 40여일 만에 500곳 가까운 업체가 간판을 내렸습니다. 체감 경기 역시 바닥입니다.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월 72.5에 그쳤고, 중소기업은 58.3까지 떨어졌습니다.
 
업계는 상황 악화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공공택지 직접 시행을 지목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 대책에서 공공택지 내 아파트 용지를 민간에 팔지 않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공공이 직접 개발하면 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구상이었지만, 새 사업지를 찾지 못한 개발 업계와 시공을 맡아온 건설사들은 일감 공백 사태에 놓였습니다. 반면 민간에 열려 있는 상업·업무 등 비주택 용지도 브릿지론이 막히면서 유찰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건설업계는 재무 악화가 연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해외 수주나 대형 정비사업 진입이 힘든 중견 건설사들의 도산 우려가 큽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대금 회수 지연에 새 사업지마저 막히니 버틸 재간이 없다"며 "택지가 있어야 신규 수주가 나오고 일감이 돌아가는데, 지금은 그 흐름 자체가 끊긴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폐업하는 곳들은 시작일 뿐이고, PF 만기가 몰리는 하반기에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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