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반도체 경기 호조가 수출과 소득 개선을 거쳐 내수로 확산하면서 수요발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공급 측 요인뿐 아니라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가 근원물가를 끌어올리는 경로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분석은 앞선 물가 전망에도 활용됐는데요. 한은이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발 물가 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통화정책 판단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은은 28일 '이슈분석: 수요주도 물가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펴내고 '수요주도 물가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한은은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영향이 내수로 파급되면서 향후 물가의 수요 측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증가할 경우, 늘어난 소득 일부가 소비·투자 등 내수 확대로 이어지면서 근원물가에 추가적인 상방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은은 과거 수요 측 압력이 높으면서 근원물가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네 차례의 시기를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가계의 구매력이 먼저 개선된 뒤 소비 확대와 물가 상승으로 파급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수요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기업이 그동안 누적된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수요발 물가 압력이 커질 경우 개별 품목으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넘어설 경우 개별 품목 간 가격 상승의 동조성이 크게 강화됐으며, 특히 개인서비스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수요 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수요 국면에서는 국내총생산(GDP)갭률이 1%포인트 확대될 때 근원물가 상승률이 약 0.1~0.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수요 충격 이후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저수요 국면보다 고수요 국면에서 크게 나타나 최대 0.6%포인트까지 확대됐습니다.
앞서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득 여건 개선과 강한 성장세로 물가 오름세가 보다 광범위해지고 장기화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근원물가에 대해 "기조적인 물가 오름세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설명하며 물가 흐름을 판단하는 데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교역조건 개선으로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경우 근원물가에 0.05~0.2%포인트의 추가적인 상방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시됐습니다. 다만 늘어난 소득이 저축이나 자산 취득으로 머물 경우 물가로 전가되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한은은 "향후 국내 근원물가는 수요압력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물가흐름 판단 시, 경기 회복세뿐 아니라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증가가 국내 소비로 파급되는 속도와 강도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석을 통해 수요발 물가 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만큼, 향후 통화정책 판단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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