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타고 ‘귀한 몸’ 된 CCL…가격 줄인상에 업계 증설 경쟁
중국·일본·대만, CCL 가격 줄인상
AI 투자·원료 수급난에 압박 커져
업계 호황 지속…캐파 경쟁 속도
2026-08-31 14:15:53 2026-08-31 14:34:1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반도체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의 가격 인상 흐름이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대면적화로 CCL 사용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리섬유와 동박 등 원재료 공급까지 빠듯해진 탓입니다. 업계는 늘어나는 수요를 잡기 위해 생산기지 증설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두산 전자비즈니스그룹(BG)이 생산하는 동박적층판(CCL). (사진=두산)
 
3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다음달 1일부터 일반 다층기판용 CCL 가격을 30% 인상합니다. 이 밖에도 고속·저손실 회로기판 소재 브랜드인 메그트론(MEGTRON)과 XPEDION은 15%, 반도체 패키지 기판용 CCL은 30% 올릴 예정입니다.
 
앞서 파나소닉은 지난 5월 일반 CCL 가격을 30%, 메그트론 등 저손실 제품을 20% 올렸으며, 8월에도 각각 20%, 10%를 추가 인상한 바 있습니다. 원재료 가격을 비롯한 각종 비용 상승이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중화권 업체들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입니다. 중국 킹보드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올해만 일곱 차례 가격을 조정했습니다. 킹보드는 지난 28일에도 모든 FR-4 CCL 가격을 10% 올리고 프리프레그(PP)는 제품에 따라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대만 난야 역시 올해 들어 CCL을 비롯한 전자재료 가격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중입니다.
 
CCL 몸값은 업체들의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공급망에 편입된 국내 CCL 업체 두산(000150) 전자비즈니스그룹(BG)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29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8787억원 대비 47% 증가했습니다. 이에 올해 2분기 충북 증평 공장과 경북 김천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각각 109.8%, 102.7%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CCL 단가가 오르는 배경에는 공급 부족과 고사양화가 있습니다. AI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칩 사이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합니다. 이때 인쇄회로기판(PCB)의 고성능화·고다층화로 신호 손실을 줄일 고성능 CCL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리섬유와 동박 등 핵심 원재료 수요도 공급을 초과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업계는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파나소닉은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중국 광저우에 75억엔을 투자해 새로운 CCL 공장을 짓습니다. 두산 역시 약 1800억원을 투자해 올해 태국에 AI 인프라·네트워크 장비용 고성능 CCL 공장을 착공하고, 2028년 하반기 양산한다는 목표입니다. 킹보드는 태국 CCL 생산능력을 월 100만장에서 단계적으로 180만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대만 EMC도 신공장에 약 5700억원 투자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증설이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진 시간이 필요한 만큼 CCL 공급난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군 전체적으로 수요가 높다 보니 아무리 못해도 내후년까지는 쇼티지(공급 부족)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특히 하이엔드 제품군 수요 상승으로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캐파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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