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부친상 변수에…'대법관 재제청' 갈등 장기화
후보 추천위 재구성 가닥…대법관 증원 '힘겨루기'
2026-08-31 17:06:00 2026-08-31 17:21:28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초유의 '대법관 재제청'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부친상을 당하면서인데요. 조 대법원장에 각을 세우던 정부·여당도 공세를 멈추고 '예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사법부와 정부·여당의 갈등은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을 전망입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희대 대법원장 부친 고(故) 조부환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례 기간 최대한 예우"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의 부친 조부환씨가 향년 93세로 별세했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빈소를 찾아 이재명 대통령의 위로를 전했습니다.
 
강 실장은 빈소에 30분가량 머물며 고인을 추모했는데요. 빈소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조희대 대법원장님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고, 대통령께서 직접 오지 못해 비서실장을 보낸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습니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는 게 큰 슬픔을 겪고 있는 분에게 맞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며 답변을 사양했습니다. 
 
여당도 공세를 접어뒀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당 공지를 통해 "장례 기간(9월1일 발인) 동안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거명이나 호명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공적인 메시지와 언행 전반에 있어서도 최대한 예우를 갖추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도 언론 공지를 통해 "예정됐던 대법원 관련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상으로 인해 개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등에 대한 현안 질의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우의 수 모두 '시한폭탄'
 
하지만 초유의 대법관 재제청 사태는 봉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청와대가 노태악 대법관 후임 후보인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반려하면서 현 사태의 공은 조 대법원장에게 가 있는 상태인데요. 부친상으로 인해 조 대법원장의 관련 입장 표명 시점도 연기됐습니다.
 
청와대가 "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함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기존 후보군에서 다른 후보를 재제청할지, 추천위를 새로 구성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결국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의 힘겨루기가 진행형인데요. 
 
문제는 조 대법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정부·여당과 사법부 간 갈등은 후폭풍이 불가피합니다. 후보 추천위가 손 부장판사와 함께 추천한 후보 3명 중 1명을 재제청해야 한다는 청와대와 여권의 주장이 있지만 추천위 재구성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추천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제청이 이뤄졌을 때 후보 추천위가 새롭게 구성된 선례가 있습니다.
 
다만 사실상 청와대가 여성이자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민기 고법판사를 고려하는 상황에서 추천위 재구성을 통한 재추천은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을 장기화시킬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관 공백의 장기화에 대한 책임론도 사법부로 집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25명의 대법관이 증원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사법부와 힘겨루기에서 밀릴 경우 청와대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실상 양측 모두 이번 갈등 정국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겁니다.
 
한편 조 대법원장이 현 사태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이 경우 청와대와 대립각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게다가 민주당 내부 강경파의 '조희대 탄핵론'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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