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1년 성적표)②공급 150조 달성했다는데…'순증' 없는 껍데기 생산적 금융
국민성장펀드 승인·결성 17.9조…실제 집행은 7월 말 4.1조
산은·기은, 공급액은 공개했지만 세부 배분·신규성 검증은 한계
캠코는 지역·기업규모·지원방식까지 공개…기관별 투명성 차이
2026-09-02 13:35:20 2026-09-02 13:35:20
이재명 정부는 '진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국민성장펀드와 AI·첨단전략산업 투자, 벤처·중소기업과 지역기업 성장 지원을 정책금융의 주요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5개 관계부처와 13개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정보공개 자료를 토대로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가 경영목표·조직·KPI·자금 집행 등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살펴봤습니다. 아울러 이행 과정과 성과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도 함께 점검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총 5편으로 구성했습니다. 1편은 정책금융 관련 부처 및 기관의 국정과제 이행과 정보공개 수준을 전체적으로 점검합니다. 2편은 생산적 금융·구조조정, 3편은 중소·벤처 금융, 4편은 수출·전략산업·해외사업을 분석합니다. 5편에서는 주거금융을 살펴본 뒤 18곳의 국정과제 이행·관리 수준과 정보공개 답변 충실도를 종합평가합니다.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정부가 부동산·담보 중심의 자금 흐름을 첨단산업과 벤처·지역 등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면서 공급 총액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금융권의 생산적 분야 자금공급은 150조원으로 연간 계획의 60%에 달했습니다. 국민성장펀드도 8월까지 17조9000억원을 승인·결성했고, 실제 집행액은 7월 말 기준 4조1000억원입니다.
 
문제는 공급 규모보다 자금의 실제 흐름입니다. 실제 자금이 어느 산업·지역·기업에 얼마나 흘러갔는지, 특히 기존 금융의 유지·재분류가 아닌 신규·순증 공급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할 세부 자료는 제한적이었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가 금융위와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정보공개 회신과 공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과 국민성장펀드의 주요 실적을 공개했고, 산은·기은도 공급 확대와 사업·조직 정비에 나섰습니다. 다만 실제 자금의 산업·지역·기업규모별 배분과 신규·순증 효과를 검증할 자료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반면 캠코는 기업 정상화 투자와 사후관리 지표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융위, 분야별 승인·사례 공개……개별 기관 실적은 안 보여
 
금융위는 7월15일 업무보고에서 향후 5년간 생산적 분야에 약 125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민간금융은 624조원, 정책금융은 626조원입니다. 올해 5월 말까지 공급액은 150조원으로 연간 계획의 60%였습니다.
 
금융위는 자금 흐름 변화의 근거로 5대 금융지주와 산은·기은의 기업대출 잔액이 2025년 6월 1317조원에서 2026년 5월 1382조원으로, 직·간접 투자 잔액은 426조원에서 490조원으로 늘었다고 제시했습니다. 다만 금융회사·기관별 실적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성장펀드는 이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금융위는 직접·간접투자, 인프라, 저리대출 등 지원방식과 AI·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방산 등 주요 지원 분야를 제시하고,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실제 지원기업 사례도 공개했습니다. 전체 생산적 금융보다 자금의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여준 셈입니다.
 
8월까지 누적 승인·결성액은 31건·17조9000억원으로 지방 비중은 42.5%였습니다. 실제 집행액은 7월 말 기준 4조1000억원입니다. 금융위는 자금수요와 사업 진행에 따라 승인과 집행 시점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실제 집행된 자금의 산업·지역·기업별 배분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금융위는 지방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2025년 100조원에서 2028년 164조원으로 확대하고 지방 공급 비중을 45%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국민성장펀드도 지역 투입 규모를 연간 12조원에서 16조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산은·기은, 큰 계획 내놨지만…세부 자금배분은 비공개
 
산은은 2025년 정책금융 95조9000억원을 공급해 계획액 80조원을 15조9000억원 웃돌았고, 2024년 공급액보다도 8조원 늘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첨단·미래전략산업과 지역기업 등을 지원하는 'KDB NEXT KOREA'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5년간 250조원, 연간 5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공급 총액은 늘었지만 산은 전체 정책금융의 세부 배분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산은은 산업·지역·기업규모·성장단계별 집행과 금융수단별 공급현황을 비공개했고, 지역특화 정책금융의 별도 공급계획과 지역별 집행목표는 부존재한다고 답했습니다.
 
기은은 2025년 정책금융 공급계획 75조원 가운데 70조4000억원을 집행했습니다. 2024년 실적 64조원보다 6조4000억원 늘었습니다.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에 300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은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을 포함해 5년간 'IBK형 생산적 금융' 투·융자 2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3월 말 벤처·투자·인프라 부문 집행액은 5008억원으로 연간 목표액의 14.4%였습니다.
 
다만 20조원 계획과 5008억원 실적의 세부 산정기준, 상품·금융수단·지역·기업규모별 집계는 비공개했습니다. 기존 중소기업 대출의 만기연장·대환·한도갱신이나 명칭변경·재분류가 생산적 금융 실적에 포함됐는지 여부와 금액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캠코, 기업 정상화 1.8조…중소기업 64%·사후 성과는 과제
 
캠코는 세부 자금 흐름을 비교적 폭넓게 공개했습니다. 2025년 기업정상화지원 사업은 계획액 1조2212억원을 넘어 1조7913억원을 집행했습니다. 금융지원형 6553억원, 펀드조성형 6134억원, 자산매입형 5226억원이었으며 지역·기업규모·성장단계별 집행현황도 공개했습니다. 기업규모별 집계액 1조5949억원 가운데 중소기업은 1조207억원으로 약 64%였습니다.
 
성과관리도 일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캠코는 기업정상화 관련 부서별 KPI와 가중치를 공개했고,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의 정상상환율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상상환율은 2024년 97.7%에서 2025년 93.2%로 낮아졌고, 정책 수요자 체감도와 현장 만족도, 국민 삶 개선 효과를 측정한 내부 평가자료는 비공개했습니다.
 
캠코는 자금의 배분과 지원방식까지 공개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공개 수준이 높았습니다. 다만 지원기업의 재부실 여부나 정상 금융 복귀, 매출·고용 유지 등 기업정상화 이후의 최종 성과는 이번 회신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 정책금융 전문가는 "생산적 금융의 외형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공개 정보는 여전히 총액과 계획에 집중돼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담보 중심에서 첨단산업·벤처·지역으로 자금을 옮기겠다고 했다면 기관별 공급 규모와 산업·지역·기업규모별 배분, 신규·순증 자금까지 공개해 어디에 얼마가 새로 흘러갔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7월7일 전남 광주 한국산업은행 광주지점에서 열린 'KDB NextONE 광주'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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