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상반기에만 반도체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 매입에 2.1조원 넘는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 고도화로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웨이퍼 수요가 증가하면서, 웨이퍼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상반기 웨이퍼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도 매입 비용이 늘어난 만큼, 향후 원재료 조달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를 찾은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양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올해 상반기 웨이퍼 매입액은 1조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54억원 대비 12.2% 증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웨이퍼 투입액은 99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19억원 대비 107.4% 늘었습니다. 분기별로 보면 SK하이닉스의 웨이퍼 투입액은 1분기 3288억원에서 2분기 약 67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5661억원에서 5839억원으로 3.1%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반도체 웨이퍼 가격이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 약 10%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웨이퍼 가격 하락에도 매입 비용이 늘어난 것은 메모리 수요 급증에 웨이퍼 확보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업계는 설명했습니다.
웨이퍼 수요는 AI와 HBM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 면적은 35억7300만제곱인치로, 전년 동기 대비 7.4%, 전분기 대비 9.1% 증가했습니다.
SEMI는 AI 관련 수요가 첨단 로직과 메모리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웨이퍼 출하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업계가 사용하는 300㎜ 웨이퍼 수요는 HBM 등 첨단 메모리 투자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수요 확대와 맞물려 웨이퍼 가격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단기 거래에선 이미 웨이퍼 가격이 오르는 중입니다. 실트로닉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00㎜ 웨이퍼 수요가 높다며 비 장기공급계약(LTA) 물량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LTA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향후 신규 LTA 체결을 위해서는 가격이 추가 상승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글로벌웨이퍼스와 포모사섬코, 웨이퍼웍스 등 대만 주요 실리콘 웨이퍼 업체들은 최근 고객사와 제품 가격 인상을 협의 중입니다. 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건 약 3년여 만으로, 에너지와 물류, 원재료, 인건비 등 생산 비용 상승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물론 양사가 조달하는 300㎜ 웨이퍼의 상당 물량은 LTA로 거래돼 기존 계약 기간에는 가격 변동이 제한됩니다. 다만 웨이퍼 업체들의 협상력이 높아진 만큼, 향후 거래 재개 시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 같은 필수 소재는 단기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 장기 계약을 체결하거나 재고를 어느 정도 확보하는 편”이라면서도 “결국 수요 공급에 따라 제품 가격이 움직이는 것이니 향후 협상에서 웨이퍼 가격 상승이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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