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핵심 병목은 발열”…반도체 ‘열 잡기’ 경쟁
TSMC·AMD, 열관리 기술 강조
열 이동경로 줄이고 신소재 활용
삼성·SK, HBM 냉각 솔루션 제시
2026-09-02 14:58:54 2026-09-02 15:16:38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발열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향상의 핵심 병목으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냉각 솔루션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연산 성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면서, 전력 소모와 발열이 함께 늘어나는 만큼, 발열 해소가 반도체 성능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열이 빠져나가는 경로를 줄이고 냉각 소재를 발열원에 더 가까이 가져가는 방식의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FMS 2026’에서 선보인 차세대 3D 메모리 ‘zHBM’ 목업. (사진=삼성전자)
 
업계와 대만 언론 등에 따르면 TSMC와 AMD는 1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6'에서 AI 반도체의 발열 문제와 차세대 열관리 기술을 주요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제임스 첸 TSMC 첨단패키징 연구개발(R&D) 부문 디렉터는 AI 반도체의 집적 규모가 커지면서 향후 단일 시스템의 전력 소모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AI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전력을 공급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빼내는 기술도 주요 과제로 부상한 셈입니다.
 
TSMC는 전력과 발열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칩 단위를 넘어 시스템 전체를 최적화하는 ‘시스템 기술 공동 최적화(STCO)’를 강조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칩에서 발생한 열은 열전도 소재(TIM)와 덮개 등을 거쳐 냉각장치로 전달되는데, 중간 구조가 늘어날수록 열이 이동할 때 받는 저항인 열저항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에 TSMC는 TIM 등 중간 열전달 구조를 줄이는 TIM-less와 칩에 미세한 냉각 유로를 형성하는 마이크로채널 등 냉각 기술을 칩·패키징과 더욱 밀접하게 통합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라자 스와미나탄 AMD 이종집적기술 담당 부사장 역시 “발열이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AMD는 칩과 냉각장치 사이의 덮개(Lid)와 열전도 소재(TIM) 등 중간 구조를 줄여 열전달 경로를 단축하는 리드리스(Lidless) 패키지를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열전달 성능을 높이기 위해 그래핀 등 새로운 소재를 활용하는 방안도 열관리 해법으로 소개했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에서 한 관람객이 SK하이닉스의 ‘iHBM’ 솔루션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모리 업체들도 차세대 발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FMS 2026’에서 신규 열관리 기술인 히트패스블록(HPB)을 적용한 HBM5(8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목업을 공개했습니다. AI 메모리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커지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PHY(Physical Layer·HBM과 AI 칩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영역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외부로 방출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삼성전자는 HBM4E(7세대)에서 HPB 기술을 검증하고 향후 HBM5부터 적용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지난달 ‘핫칩스 2026’에서 HBM 패키지 내부에 냉각 요소를 넣는 ‘iHBM’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발열이 집중되는 다이 간 물리계층(D2D PHY) 영역에 전기는 통하지 않으면서 열전도성이 높은 실리콘 기반 일체형 냉각 요소(ICE)를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열 배출 경로에 새로운 통로를 추가하는 구조로,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기존 HBM보다 열저항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업계가 발열 해소에 집중하는 것은 AI 반도체의 고성능·고집적화로 기존 냉각만으로 열을 제어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D램을 수직으로 쌓는 HBM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열을 효과적으로 외부로 빼내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의 연산량 급증으로 메모리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그만큼 메모리의 발열 제어가 성능에 직결되고 있다”며 “업계가 패키징 기술에 집중하는 것도 발열을 제어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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