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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8일 16: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에서 잇따라 해킹 사고가 드러나자 정부는 제재 강화에 나섰다. 지난 9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에 이어 이달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사고가 반복되면 한 해 영업이익을 웃도는 과징금을 물 수 있게 됐다. 통신 3사는 향후 5년간 정보보호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원 배분을 둘러싼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통신 본업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와 주주환원에도 돈을 써야 해서다. 보안 투자를 늘린다고 사고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비용 부담은 커지고 제재 리스크는 남는 구조다. <IB토마토>는 통신 3사의 재무제표를 통해 강화된 보안 규제가 재무에 미치는 부담을 살펴보고, 재원 배분과 책임 구조의 쟁점을 차례로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통신 3사가 약속한 정보보호 투자가 첫해부터 재원 문제에 부딪혔다. 3사는 해킹 사고 이후 5년간 2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집행액은 약속한 연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통신 본업 매출은 3사 모두 줄었는데 인공지능(AI) 투자와 주주환원에 써야 할 돈은 오히려 늘고 있어서다. 한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보안비용이 정체된 매출 위에 고정비로 쌓이는 구조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KT)
5년간 2.4조 약속…KT·LG유플러스, 집행 60%대
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3677억원으로 전년(3012억원)보다 22.1% 늘었다. 다만 3사가 내건 약속과 비교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3사는 지난해 KT 1조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각 7000억원 등 5년간 총 2조 4000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사가 합쳐 연평균 48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집행액은 이의 77% 수준에 그쳤다.
회사별 차이도 컸다. SK텔레콤의 경우 SK브로드밴드를 합쳐 1435억원을 집행해 전년보다 53.7% 늘렸고 연평균 1400억원을 넘겼다. 반면 KT는 1276억원으로 연평균 2000억원의 64%, LG유플러스는 966억원으로 연평균 1400억원의 69%에 그쳤다. 특히 KT는 침해사고가 확인된 해였는데도 증가율이 2.0%에 머물렀다.
물론 3사의 정보보호 투자 약속은 지난해 하반기를 전후해 나온 만큼 지난해 집행액 전부를 약속 첫해의 실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남은 기간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연평균에 맞추려면 KT는 정보보호 투자를 지난해보다 57%, LG유플러스는 45% 늘려야 한다.
문제는 늘어날 투자를 받쳐줄 매출이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SK텔레콤 8조 7514억원, KT 13조 4583억원, LG유플러스 7조 49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0.5%, 5.7%, 1.2% 줄었다.
해킹사고는 매출 기반 자체도 깎았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가입자는 2024년 말 3179만명에서 지난해 말 3085만명으로 93만명 줄었고, 무선통신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3조 3182억원에서 12조 5525억원으로 5.7% 감소했다. 보안에 쓸 돈을 벌어야 할 본업이 보안 사고로 위축된 셈이다.
이에 더해 요금 인하 압력도 더해졌다. 이달 1일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3사는 가입자에게 6개월마다 이용량에 맞는 더 낮은 요금제를 안내해야 한다. 가입자가 기존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통신사가 가입자당 매출을 유지하기도 한층 어려워진 셈이다.
AI·주주환원과 재원 경쟁…보안비용은 고정비로
반면 돈 쓸 곳은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자회사 SK하이퍼를 세우면서 7500억원 출자를 약정했고, 이 중 3300억원을 먼저 넣었다. 약정액 하나가 5년간의 정보보호 투자 약속(7000억원)보다 크다. KT는 올해 주당 배당을 최소 2400원으로 정하고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기로 했으며, LG유플러스도 지난 7월 9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의했다.
문제는 정보보호 투자에 들어갈 재원이 주주환원이나 AI 투자 등 다른 용처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KT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은 8310억원으로 정보보호 투자액 1276억원의 6.5배에 달했다. LG유플러스도 주주환원에 3615억원을 투입해 정보보호 투자액 966억원의 3.7배를 썼다.
주주환원은 3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시장에 약속한 사안인 만큼 쉽게 줄이기 어렵다. 하지만 정보보호 역시 해킹 사고 이후 5년간 투자 확대를 약속한 만큼 앞으로 집행액을 늘려야 한다. 결국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두 약속을 동시에 이행하려면 다른 비용이나 투자에 배분할 재원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해킹 사고 수습 비용이 발생한 지난해 3분기와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연간 배당총액은 2024년 7536억원에서 지난해 3536억원으로 53.1% 감소했다. 정보보호 투자는 사고가 없더라도 유지해야 하지만, 배당은 재무 부담이 커질 경우 집행 시기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차이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보안비용은 한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LG유플러스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2021년 292억원에서 지난해 966억원으로 매년 늘었고, 전담 인력도 91명에서 351명으로 증가했다. 인력과 관제 체계는 사고가 없는 해에도 유지해야 하는 비용이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줄일 수 없는 비용만 장기간 쌓이는 구조적 불일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에 "통신사는 고객의 개인정보와 통신 데이터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어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과징금뿐 아니라 고객 이탈, 보상 비용, 신뢰도 하락 등 2차 피해가 장기간 발생할 수 있다"며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로 결정하기보다 보유 정보의 규모와 중요도, 해킹 위험 수준, 예상 피해 규모를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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