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트레일러 '사망 사고', 인천항만 1호 중대재해 적용 여부 주목
30대 외주업체 직원 사망, 가해 트레일러도 개인사업자
앞선 사례들도 '외주·개인사업자' 이유로 중처법 미적용
"법리 해석 좁아 중처법 빠져나가, 노동청 판단 달라져야"
2026-10-12 17:22:18 ㅣ 2026-10-12 17:59:57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최근 인천신항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노동청과 경찰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천항에서의 첫 중처법 적용 사례가 나올지 업계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천신항의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모습. (사진=뉴시스)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인천경찰청은 최근 인천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중처법 적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당초 연수서 경비교통과에서 사건을 맡았는데, 항만 내부 도로는 작업장으로 취급돼 중처법 적용 여부를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3시30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화물검사장에서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트레일러가 30대 컨테이너 검사원 B씨를 쳤습니다.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습니다.
 
트레일러엔 20피트짜리 컨테이너가 1개 실려 있었고, A씨가 B씨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방향을 전환하다 사고가 났습니다.
 
문제는 사고 지점이 화물검사장이었고, 당시 신호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하역 작업을 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장소에 근로자를 출입시키려면 작업 지휘자나 유도자를 배치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항만하역작업 안전에 관한 기술지원규정' 등을 보면 보행자와 트레일러 동선이 일치하거나 교차하는 구역은 방호벽·안전난간을 통해 물리적 분리가 필요하고, 구조상 물리적 분리가 불가능한 구역은 신호수 배치 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해당 검사장은 트레일러와 검사원을 물리적으로 분리할 안전시설이 없고, 사고 당시 신호수도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안전 조치가 없던 것으로 보이지만, 앞선 사례들을 보면 수사기관에서 중처법을 적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9월29일 인천신항 사고 당시 영상.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 (사진=독자 제공)
 
2022년 2월 인천 남항과 같은 해 6월 인천 북항에서 각각 하역 노동자가 트레일러에 치이고, 화물차 차주가 목재에 깔려 숨졌는데도 중처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에도 남항에서 화물차 차주가 컨테이너와 트레일러에 끼여 목숨을 잃은 사건 역시 중처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사고를 낸 트레일러 기사가 항만 운영사와 관련 없는 개인사업자였고, 사망한 화물차 차주들 역시 개인사업자 신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중처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모든 기업이나 사업장'에서 '1인 이상 사망'하면 적용되지만, 화물차 개인사업자이거나 규모가 5인 이하 하청이라 적용되지 않아 왔습니다.
 
이번 사고도 A씨는 우련통운 직원이 아닌 지입 차량 차주였고, 사망한 B씨 역시 한진 외주업체 직원이다 보니 수사기관이 같은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허보세구역에서의 안전관리 책임이 터미널 운영사에 있는 만큼 운영사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관세법에선 특허보세구역의 안전관리 주체를 운영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세구역은 외국에서 들어온 물품에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물품을 보관·제조·가공할 수 있도록 세관장이 지정하거나 특허한 구역을 말합니다.
 
인천의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항만 운영사와 하역사 모두 중처법을 빠져나갔다. 법리 해석이 좁았기 때문"이라며 "이번만큼은 노동청의 판단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내사에 착수한 것은 맞다"면서도 "조사 중인 사안이다.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진컨테이너터미널에도 입장을 물었지만 "이 사안에 따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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