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달걀 도매가격은 하락했지만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도매가 하락분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유통 단계별 가격 흐름에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생산·유통 비용과 유통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달걀 30개 기준 도매가격은 지난 1일 6399원에서 지난 8일 6139원으로 4.1% 하락했습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12일에는 500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지난 1일 6882원에서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6일 7168원으로 4.2% 올랐으며,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산지 가격과 도매가격의 차이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산지 가격은 평균 5208원, 도매가격은 5469원으로 두 가격의 차이는 261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산지 가격은 6295원, 도매가격은 6701원으로 두 가격의 차이가 406원으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산지 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도 790원에서 1300원 이상으로 확대돼 약 1.7배에 달했습니다.
달걀은 가정과 외식업계 등에서 널리 소비되는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그동안 달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온 배경에는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차질과 유통 단계별 가격 차이가 달걀 가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AI 여파로 감소했던 달걀 생산량은 여름 이후 회복세를 보였지만, 산지·도매가격 하락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사료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 부담도 달걀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강서구 홈플러스 본점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달걀. (사진=연합뉴스)
공적 도매시장 부재…소매 가격 결정 구조 살펴야
앞서 정부는 달걀 가격 안정을 위해 미국·태국·덴마크·브라질 등에서 달걀을 수입해 왔습니다. 정부는 수입란을 국내 유통업체에 한 판당 4980원, 개당 약 100원에 공급하고 차액을 예산으로 보전하기도 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달걀 유통 물량의 81.7%가 도매 단계를 거치는데요. 최종 소비자가격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소매 단계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산지 가격 하락이 마트 판매가격에 즉각 반영되지 않으면 소매 마진율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통비용도 소비자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입니다. 달걀 소비자가격에는 산지 매입원가뿐 아니라 선별·포장비, 운송비, 보관비, 매장 운영비 등이 반영됩니다. 도매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유통비용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어서 소비자가격의 하락 폭은 도매가격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달걀은 공적 도매시장이 없어 전체 거래량 가운데 공판장 거래 비중이 3.6% 미만에 그칩니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가 매입가격을 확정하지 않은 채 물량을 먼저 공급받고, 월말에 산란계협회 고시가격 등을 기준으로 정산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달걀은 유통업체 입장에서 가격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상품"이라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면 소비자에게 해당 유통업체가 비싸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원가가 오르더라도 판매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매가격뿐 아니라 실제 판매 현장의 가격 결정 요인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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