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자사주 소각 62조원…삼전·하닉이 절반
3분기 누적 소각액, 작년 연간 대비 156%↑
미완료 물량 연내 소각 땐 121조…작년 5배
2026-10-14 14:38:38 ㅣ 2026-10-14 15:16:13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액이 약 62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연간 소각액보다 156% 증가한 규모로, 이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래픽=챗GPT)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기주식 소각을 공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591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업들의 자기주식 소각액은 61조7522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연간 소각액인 24조910억원보다 156.3%, 2024년 12조6085억원보다 389.8% 늘었습니다. 소각액은 소각 주식 수에 소각 당일 종가를 곱해 산정했습니다. 
 
이사회 의결을 마쳤지만 아직 소각하지 않은 자사주 59조401억원(올해 9월 말 종가 기준 추산액)까지 연내 소각하면, 올해 전체 소각액은 120조7923억원으로 지난해의 약 5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사주 소각 확대에는 기업 밸류업 정책에 따른 주주환원 강화와 상법 개정에 따른 소각 의무화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이내에, 기존 보유 자사주는 유예기간인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합니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 일정한 사유로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습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7조7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가 14조5503억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두 회사의 합산 소각액은 31조6225억원으로 전체의 51.2%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계획에 따라 소각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에는 3조353억원, 올해는 17조722억원 규모를 소각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 보유 자사주 1530만주를 소각했으며, 지난 8월에는 약 40조원 규모의 신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금융사와 주요 상장사들도 자사주 소각에 나섰습니다. KB금융(105560)이 4조129억원, KT&G(033780)가 2조4586억원, 삼성물산(028260)이 1조9798억원, 셀트리온(068270)이 1조8646억원을 소각했습니다. 이어 신한지주(055550) (1조6070억원), 미래에셋증권(006800)(1조4944억원), 네이버(1조954억원), 미래에셋생명(085620)(1조246억원) 순이었습니다.
 
KB금융은 보유 자사주 약 1426만주의 조기 소각을 결정했습니다. KT&G는 지난 2월 330만주에 이어 4월 잔여 보유 자사주 1086만6198주를 전량 소각했습니다. 셀트리온이 지난 4월 소각한 911만주에는 임직원 스톡옵션 보상용 자사주 300만주도 포함됐습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391곳으로, 2024년 134곳보다 257곳 늘었습니다. 소각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2024년 1곳에서 지난해 8곳, 올해 10곳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발표될 추가 주주환원 방안도 관심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추가 주주환원의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을 3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한편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을 없애 주주가치를 높이는 환원 방식입니다.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소각하면 해당 주식이 시장에 다시 풀릴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지분 비중도 높아집니다. 현금배당이 기업의 이익을 현금으로 나누는 방식이라면,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주에게 가치를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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