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미 거버넌스 어제

드론이 전하는 친근한 목소리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되면 날씨 예보를 더 챙겨 보게 된다. 고령의 시어머니께서 텃밭 가꾸기가 유일한 취미이시기 때문이다. 안부 전화를 드릴 때마다 "날이 너무 더우니 밭에 나가시면 안 된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다 내 알아서 한다~." 하시며 귀담아듣지 않으신다.

 

얼마 전 화순군의 폭염 대응 기사를 읽으며 '이런 아이디어가 있구나' 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AI 드론 예찰단을 운영해 논과 밭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살핀다고 한다. 최신형 AI 드론은 상공을 비행하며 사람을 감지한 뒤 "어머니~ 더운께~ 들어가셔야 돼.", "아버님, 너무 더우니까 쉬셨다가 하세요."라는 정겨운 사투리 방송으로 귀가를 권한다. 명령조의 안내보다 가족이 걱정하듯 건네는 한마디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드론은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농로나 산비탈 밭도 쉽게 살필 수 있고, 혼자 텃밭에 계신 어르신들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기사를 보니 벌써 백 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드론 방송을 듣고 귀가했다고 한다. 숫자보다 더 마음에 남은 것은 '한낮에는 일을 멈추자'는 메시지가 누군가의 잔소리가 아니라 따뜻한 안부 인사처럼 전해졌다는 점이었다. 예찰단이 대부분 지역 주민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화순군 도곡면 드론 동호인 '드론축구단' 회원들은 소정의 활동비만 받고 예찰에 참여한다고 한다. 대부분 농민인 이들은 새벽에는 자기 농사를 짓고, 가장 무더운 낮에는 다른 농민들의 안전을 위해 드론을 띄운다.

 

기후 변화로 폭염은 이제 매년 반복되는 재난이 됐다. AI는 흔히 일자리를 대신하는 기술로 이야기되지만, 화순군의 드론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뜨거운 들판 위에서 "어머니~ 더운께~ 들어가셔야 돼."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드론의 목소리는 차가운 기계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따뜻한 배려처럼 들린다.

 

기사를 읽고 나니 다시 시어머니 생각이 났다. 시댁 동네에도 이런 드론이 있다면 올 여름만큼은 안부 전화를 조금 덜 걱정하며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AI 기술이 농사에도 쓰인다는 기사는 적지 않다. 하지만, 드론 목소리에 지역 말투를 담아 가족 같은 사람의 마음을 담는 것과 같은, 다정하지만 인간 냄새를 담은 작은 정성을 담았다. 드론 자체가지 않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드론의 기술과 사람의 마음이 함께 작동할 때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 더 많이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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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P · 어제

드론 이야기 유익해요

전남친 P · 어제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해 쓰일 때 가장 빛나는 것 같습니다. AI 드론이 단순한 감시가 아니라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성하기 G · 어제

전쟁용 드론만 있는 것은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