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22시간 전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광복절 아침 이 기사를 읽으며 나는 ‘우리가 독립운동가를 이렇게까지 가볍게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중근 의사를 ‘살인마’라고 하고 유관순 열사를 ‘듣보잡’이라고 부르는 게시물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의 얼굴을 기괴하게 바꾸고 윤봉길·이봉창 의사를 벌레에 빗댄 콘텐츠도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데 생성형 AI까지 이용됐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

정말 역사관이 달라서일까. 특정 온라인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일까. 기존의 역사관에 반발하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 것일까.

아마 이유는 하나가 아닐 것이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다. SNS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글과 영상이 올라온다. 평범한 이야기는 쉽게 묻히지만, 누군가 화낼 만한 말이나 사진은 금세 눈길을 끈다. 욕을 먹더라도 조회 수가 올라가고 댓글이 달리면 계정은 알려진다. 유명 독립운동가를 일부러 자극적인 소재로 삼는 것도 이런 심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보다 조회 수가 중요해지는 순간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금기시된 표현을 일부러 사용하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보며 즐기는 문화가 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따라 했더라도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마저 희미해질 수 있다. 한 사람의 삶과 희생이 인터넷에서 소비되는 ‘밈’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조롱을 단순한 무지라고 할 수도 없다.

기존의 역사관에 반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역사나 사회가 인정해온 인물이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이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중근 의사의 행동을 어떻게 볼 것인지 토론할 수도 있고, 독립운동의 여러 측면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비판과 왜곡은 다르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놓고 역사적 평가를 하는 것과 그를 아무런 맥락 없이 ‘살인마’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유관순 열사의 활동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과 그의 외모를 조롱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전자는 역사에 대한 의견이지만 후자는 논쟁을 위한 주장이라기보다 자극을 위한 행동에 가깝다.

정치적 대립도 빼놓기 어렵다. 우리 사회에서는 역사적 인물마저 현재의 정치적 진영과 연결해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을 공격하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효과가 생긴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역사가 오늘의 진영 싸움에 끌려오는 일도 생긴다.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실제로 식민지 지배와 독립운동을 왜곡하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기사에 나온 콘텐츠를 모두 일본 우익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우리 사회 안에서 만들어지고 우리 손으로 퍼지는 콘텐츠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여기에 AI가 등장했다.

예전에는 사진 한 장을 교묘하게 조작하려 해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했다. 이제는 몇 마디만 입력하면 사람의 얼굴을 바꾸고,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처럼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의 악의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것을 표현하는 도구만 너무 강력해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일을 AI의 문제라고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AI는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데도, 그들을 조롱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결국 무엇을 만들 것인지는 사람의 생각과 선택에 달려 있다.

광복절에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콘텐츠가 등장했다는 사실보다 더 씁쓸한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역사보다 조회 수를 먼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AI가 아무리 좋아져도 이 문제까지 대신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결국 우리가 어떤 역사를 기억하고, 어떤 행동을 부끄러워할 것인지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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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08:50 AI가 답글·인용·좋아요 반영해 점수 재판단

댓글 2
짜고미 G · 22시간 전

헉 조회수 때문에 이런 독립운동가를 회손하는 양아치짓을 하다니.

호정 G · 14시간 전

익명 뒤에 숨어 악의와 혐오로 조회수 장사하는 사람들... 무슨 일이든 결국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