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032640)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를 앞두고 일부 경쟁사 대리점을 중심으로 가입자 유치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정 사업자 이용자를 겨냥한 마케팅이 포착되면서, 과거 위약금 면제 시기 반복됐던 비방 경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말을 앞두고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 일대 일부
SK텔레콤(017670) 이동통신 대리점에서는 'LG유플러스 유심 교체 OO원 지급', 'LG유플러스 고객님 SKT로! 유심만 교체해도 OO원 지원' 등의 문구를 내건 현수막과 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특정 사업자 이용자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방식으로, 통상적인 보편 마케팅을 넘어선 사례로 해석됩니다.
전북 지역 SK텔레콤 대리점에 지난 10일 LG유플러스 고객을 모집한다는 현수막과 포스터 등이 게재됐다. (사진=독자 제보)
LG유플러스는 오는 13일부터 가입자식별번호(IMSI) 보안 논란 해소를 위해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에 나섭니다. IMSI 생성 과정에서 휴대전화 번호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며 보안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유심 교체를 신청한 예약자는 15만7811명입니다. 1120만명 이동통신(MNO) 고객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유심 교체 신청이 늘고 있지만, 실제 해킹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 이슈가 부각된 시점을 틈타 경쟁사 유통망에서 특정 이용자를 겨냥한 마케팅이 나타나면서 시장 과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특히 'LG유플러스 고객'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서, 이용자 불안을 자극하는 방식의 영업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역 단위에서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이른바 게릴라식 마케팅 형태로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정 시점에 특정 사업자 고객을 직접 언급한 것은 마케팅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위약금 면제나 신규가입 제한 등 특정 이벤트가 있었을 때 대리점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격화된 사례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모적인 경쟁이라는 인식이 있어 자제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해당 마케팅이 본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회사 측은 타사 이슈를 활용한 마케팅을 공식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매장에서 과도한 표현이 사용될 경우 현장 점주에 대한 계도와 관리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과거 자사 침해사고 당시 경쟁사 유통망에서 과도한 불안 조성 문구가 사용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동일한 방식의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마케팅은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정 사업자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적 지원금 지급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된 부당 지원금 차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10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과 고시 개정·폐지안을 의결했습니다. 개정안에는 동일한 가입 유형과 요금제, 단말기 조건에서 가입자의 주소, 연령 등 조건에 따라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특히 방미통위는 허위·과장 광고와 비방 마케팅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해 왔습니다. 실제로
KT(030200)가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 불안을 자극하는 이른바 공포 마케팅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KT는 방미통위에 SK텔레콤이 시장과열과 비정상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관련 의견을 방미통위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또 당시 시장에서는 위약금 면제와 맞물려 번호이동이 급증하고, 대리점 간 지원금 경쟁이 과열되는 등 비정상적인 마케팅 양상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이를 두고 단기 가입자 유치에 치중한 소모적 경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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