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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가온전선(000500)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파른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매출 성장 속도보다 재고자산이 쌓이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재고자산의 회전 주기가 다소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역대급 실적 기조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재고관리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사진=가온전선 홈페이지 갈무리)
재고자산회전율 3년 연속 하락세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가온전선의 매출액은 2조 5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7.4% 증가했다. 수익성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50억원) 대비 76%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미국 법인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특수케이블 전문기업 지앤피(G&P)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견고한 실적 성장세 속에서도 재고자산 관리가 리스크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가온전선의 재고자산은 2842억원으로, 2024년 말(1783억원) 대비 59.4% 증가했다. 이는 매출액 증가율인 47.4%를 12%포인트 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재고자산가액 증가는 전선업 특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가온전선의 핵심 원재료인 전기동(구리) 톤당 가격은 2024년 평균 1221만원에서 지난해 1257만원으로 상승했다. 전선 제품은 원재료비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구리가격 상승기에 원재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재고자산의 장부가액이 함께 높아진 것이다.
다만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가온전선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약 11회로 산출됐다. 이는 2023년 12회, 2024년 11.5회에 이어 매년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회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재고가 창고에 머물다 매출로 실현되기까지의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 재고 체류기간은 약 33일로 계산된다.
특히 재고자산의 상품(209억원)과 제품(784억원)의 합(993억원)이 1천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2024년 말에는 상품(223억원)과 제품(514억원)의 합이 737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들어 완제품 재고가 늘어나면서 팔리지 않은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 악화도 우려되는 지점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 가온전선의 부채비율은 184.8%로 부채비율 관리 기준인 200%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4년 부채비율이 129.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부담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 동력 확보 '한창'…세밀한 자본 관리 필요
가온전선의 재고자산 증가는 급격한 외형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회전율 하락세에 대해서는 능동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구리가격 상승기에 비축한 재고가 가격 하락 시기에 평가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주 물량과 재고 수준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완제품 재고가 25.8%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가온전선의 현재 수익창출력을 고려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024년 대비 76%나 늘어나며 높은 수익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재고자산회전율이 짧았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가온전선은 현재 전력선사업부를 주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북미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또 해상풍력 유관사업 진출을 위해 테스크포스팀 구성을 예고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이러한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소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사업에서의 철저한 운전자본 관리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가온전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등 해외법인 편입으로 인해 부채비율과 일부 재무지표가 악화됐다"라며 "재고자산의 경우 완제품 비중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온전선은 구리와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를 디지털 토큰 형태로 분할 발행해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설비투자(CAPEX)에 활용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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