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6월 2일 14: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702070)가 낮은 부채비율에도 '좀비기업' 꼬리표가 붙었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38%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지만, 종속회사 토지 자산재평가로 장부상 자본이 불어난 영향이 컸다. 본업에서는 수년째 영업적자가 이어져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을 크게 웃도는 연구개발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췌장암 신약 PBP1510 상업화 전까지 본업 체력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이자보상배율 음수 지속…짙어지는 한계기업 낙인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제11기 3분기(2025년 7월~올 3월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4909만달러다. 전년 동기 -3783만달러보다 29.77%(1126만달러) 손실 폭이 커졌다.
회사의 적자 행진은 3년 이상 지속됐다. 매출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제8기(2022년 7월~2023년 6월)에는 5262만달러, 제9기에는 4712만달러, 제10기에는 4803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 역시 악화일로다. 프레스티지바이오 이자보상배율은 제8기 –73.2배, 제9기 -8.5배, 제10기 –8.8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회사는 3년 연속 해당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금융당국이 분류한 '좀비기업'으로 전락했다.
현금흐름표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영업활동뿐만 아니라 투자활동과 재무활동현금흐름 간 불균형 또한 심화됐다. 통상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이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활동에 지출(-)하며, 차입금 상환 및 배당 등 재무활동(-)을 진행하는 구조다.
올해 1분기 프레스티지바이오 영업활동현금흐름(-2574만달러)은 마이너스다. 설비 및 임상 투자를 위한 투자활동현금흐름(+2813만달러)은 플러스였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 기업은 연구개발 고도화 단계에서 시설투자(CAPEX)나 연구설비 확충 등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사의 영업력과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를 보였다는 것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투자 집행보다 기존 보유 단기금융상품 처분하거나 유형자산 처분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영업이익으로 채우지 못한 운영자금 등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산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313% 달해
실적과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태에서도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는 나쁘지 않다. 제 11기 3분기 기준 프레스티지바이오의 부채비율은 38.18%로 매우 우수하다. 단기 채무상환 능력(유동비율 85.08%)이 부족한 것과 대조된다.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만큼 부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지표, 특히 부채비율이 우수하게 유지되는 배경은 과거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치한 대규모 자금(4909억원)과 종속회사의 자산재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장부상 자산 가치를 증대시킨 결과가 꼽힌다.
특히 종속회사 자산재평가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프레스티지바이오는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대상으로 지난 3월31일 자산을 재평가했다. 장부상 가치 현실화와 자본 확충 목적으로 진행된 이번 평가를 통해 1827만달러로 책정돼 있던 해당 자산 가치는 8934만달러로 무려 389%(7107만달러) 증액 조정됐다. 자산 재평가에 따라 자본총계가 늘면서 부채비율이 38%대의 우수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회계 속 양호한 재무건전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찍힌다. 수익성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인 데다 적지 않은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0기 연구개발비는 1909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제11기 3분기에는 2374만달러를 기록하며 9개월 만에 23.38%(446만달러)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제10기 186.93%에서 11기 3분기에는 313.30%까지 올라갔다.
프레스티지바이오의 재무리스크를 해소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파이프라인 상업화 성공과 기술수출(L/O) 계약 체결을 통한 유의미한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 중인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 임상 성과 축적과 상업화 로드맵 달성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 중이다.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는 PBP1510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속 임상개발 로드맵을 본격 가동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는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 2026’ 연례 학회 초록 접수를 완료했으며, 해당 초록에는 주요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가 반영됐다.
앞서 ‘ESMO 2025’에 회사는 PBP1510(ulenistamab) PAUF 표적 기전과 초기 임상 성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환자 총 32명 투약 데이터를 기초로 30mg/kg 단독 투여 및 10mg/kg 병용 투여 조건까지 용량제한독성(DLT) 없는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ESMO 2026 무대에서는 지난 5월15일까지 축적된 최신 임상 데이터와 구체적인 후속 임상 2a상 설계 디자인을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하반기 임상 2a상 진입 목표 수립 하에 최적 투약 용량과 프로토콜을 검토 중이며, 자문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해 글로벌 핵심 의견리더(KOL)진과 대상 환자군 설정, 평가 지표 정교화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동시에 PAUF 기전 기반 췌장암 진단키트 개발을 추진하며 정밀의료 부문 사업 확장을 병행 중이다. 종양 조직 기반 IHC 진단 및 혈액 기반 진단 기술 동시 개발 방식을 채택했으며, 올해 안에 글로벌 파트너사 선정을 완료해 실질적인 사업화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전개될 임상 2a상 데이터 유효성 입증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가시화 여부가 회사의 수익성 개선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임상 진행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있으며 연구개발비와 판관비 등이 많이 드는 상황이고 상품이 출시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면이 있다"라며 "신약의 경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때부터는 수익성과 재무상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