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노란봉투 후폭풍)④소급 불가…사용자성 갈등 장기전 간다
대법원, 사용자성 두고 노란봉투법 소급 적용 불가
이후 제기되는 사건 심리 후 인정 원칙 세워질 듯
노동계 반발 등 갈등 장기화 완화 필요성 커져
2026-06-05 06:00:00 2026-06-0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일 18: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으로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에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 등을 둘러싸고 법원이 기업별로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현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해관계는 한층 복잡해지고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분쟁 대응과 노사관계 관리에 드는 비용 역시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이익 확대와 근로자 권리 보장이 맞서는 지점에서 갈등 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생산성 저하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의 변화와 쟁점을 점검하고, 달라진 경영 환경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법원이 현재 진행 중인 원청 기업과 하청 노조의 사용자성 관련 사건에 대해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을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장기간 갈등 확산이 우려된다. 특히 법 시행 이후 제기된 사건에 대한 대법원 심리 결과가 나와야 법 취지에 맞는 새로운 사용자성 인정 원칙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전이 될 공산이 커졌다. 원칙 확립 전까지 노사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중후장대 기업 등에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총파업 현수막.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소급 적용 불가 결정에 노사갈등 장기화
 
1일 산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후 노사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의 사용자성 개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향후 노동계의 강도 높은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원합의체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 제기된 사건에 대해 노란봉투법을 소급 적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법 개정 이전 제기된 사건에 대해 새로운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신법 불소급 원칙이 적용됐다. 이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유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두고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소급적용이 어려워졌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좁던 이전 결정이 다수 사건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원합의체 결정은 새로운 법령 해석에 대한 최고 판단이라 하급심 법원의 판결에 사실상 구속력을 가진다.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 원칙이 확립될 때까지 노사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사용자성에 대한 소송 당사자 간 이견이 커 최종 판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단 역시 2017년 최초 소 제기 후 9년만에 최종 판단이 나왔다.
 
올해 노동계의 하계투쟁(하투)은 전방위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전보다 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게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으며, 화물 기사 등 개인 사업자 성격을 띠는 노동자까지 원청 기업에 대해 사용자성 인정을 요구 중이다.
 
사용자성 범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자 다수 근로 주체들이 원청 기업에 대해 사용자성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2조에 따르면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 및 결정하는 원청 기업을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노란봉투법 이전 원청 기업은 기본적으로 하청 근로자의 사용자로 인정되지 않았다.
 
 
아직 먼 새 원칙 확립
 
원청 기업의 하청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 원칙이 새로 확립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용자성에 대한 인정까지 소송 당사자 간 입장 차이가 큰 까닭이다. 장기간 노사갈등이 이어질 공산도 커졌다. 교섭 단위가 복잡해진 가운데 장기간 노사 진통이 이어질 경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하청 구조가 견고한 중후장대 산업은 노동 리스크가 ESG 등 비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공급망 등 재무적 요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동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일각에서는 노사 갈등 완화를 위해 시행령 개정 등 입법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편 사용자성을 두고 노동 리스크는 언제든지 발생할 여지도 커졌다. 하청 노조가 지속적인 투쟁을 다짐하면서 다른 사안을 두고 사용자성 인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노란봉투법 소급 적용을 금지했지만, 법 시행 이후 발생한 사실관계가 다른 사안을 들고 올 경우 새로운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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