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회사’ 꺼낸 삼성…성과급 갈등 정면돌파
19일 설명회, DX·DS 별도 운영 설득
동행노조, 21일 이어 10월 집회 예고
2026-08-20 16:08:33 2026-08-20 16:28:32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DX(디바이스경험)부문 성과급을 둘러싼 내부 반발에 대해 DX와 DS(디바이스솔루션)는 사실상 별도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부문간 자금 거래에도 이자를 적용한다고 밝히거나, 과거 반도체 불황기 때 사례까지 언급하며 추가 보상 요구에 선을 그은 것입니다. 즉각 반박에 나선 동행노조가 오는 21일 서초사옥 집회에 이어 10월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 집회까지 예고한 가운데, ‘한 지붕 두 부문'에서 불거진 성과급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16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열린 'DX부문 사기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DX부문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4시간30분에 걸쳐 경영현황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설명회에서는 실적과 사업전략뿐 아니라 두 부문의 자금 운용 방식과 성과급 재원, 부문 간 거래 구조까지 공개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사업 체질 개선으로 줄인 비용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비용을 각각 수치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체적인 비용 절감만으로는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을 수치로 설명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DX와 DS 사이의 자금 거래 방식도 다뤄졌습니다. 두 부문은 인사와 재무·회계, 경영지원 조직을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부문 간 이동하는 자금에도 일종의 ‘꼬리표’를 달아 이자까지 정산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두 부문이 별도로 운영된다는 정도만 알려왔지만 이번에는 재무와 회계를 따로 관리하고, 부문 간 자금 거래에도 이자를 적용한다는 내용까지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성과급만 따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출처와 사용처까지 구분한다는 얘기입니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했을 당시 DX 직원들은 높은 성과급을 받은 반면 DS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지만, DS에서 DX의 성과를 나눠 달라는 요구는 나오지 않았던 과거 반도체 불황기 사례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대표의 설명회에 이어 각 사업부장도 조만간 소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부별 경영 상황을 설명한다는 계획입니다.
 
동행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DX의 적자와 추가 보상이 어려운 상황을 장시간 설명한 것은 노 대표가 경영 무능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며 “과거 반도체 부문이 어려웠을 때는 왜 지원을 다 해주고 무선사업부의 캐시카우를 다 밀어줬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지난 5월 임금협상에 따라 DX부문 직원들은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받았습니다. 동행노조는 당시 교섭에서 DX부문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협상 결과를 다시 논의하고,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추가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자사주 1000주 요구에는 2026년 임금교섭이 잘못됐다는 문제의식도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노조는 21일 서초사옥 앞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회사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10월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도 집회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한편 올해 임금협상을 주도한 초기업노조는 내년에는 공동교섭단을 꾸리지 않고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이날 동행노조에 전달했습니다. 초기업노조는 단일 교섭 체계로 조합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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