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보다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 백화점주 실적 견인한 임대·수수료
매출 증가율 웃도는 임대수익
재고 리스크 없는 수수료 장사
2026-10-16 15:05:34 ㅣ 2026-10-16 15:06:1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국내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50~80%대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외형(매출) 성장세가 한 자릿수에 머문 것과 대조적인 실적입니다. 이 같은 이익 급증의 이면에는 상품을 직접 사서 파는 직매입 비중은 줄고, 매장 공간을 빌려주거나 입점 업체의 판매를 중개하는 '부동산·임대업' 성격의 고마진 구조가 주효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신세계(004170)의 임대수익(영업용 부동산 내 발생)은 전년 동기 대비 32.2% 급증한 3401억원을 기록(이하 별도 기준)했습니다. 현대백화점(069960)의 임대수익 역시 3223억원으로 19.9% 늘었고, 롯데쇼핑(023530)도 11.5% 증가한 8672억원을 거뒀습니다. 이는 각 사의 전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임대수익과 더불어 백화점 실적을 견인한 또 다른 축은 중개수수료입니다. 이는 백화점이 직접 재고 리스크를 지지 않고 협력사의 판매 수익에서 수수료만 떼는 방식입니다. 상반기 누적 기준 각 사의 중개판매 매출(특정매입원가)은 롯데쇼핑이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3조5558억원, 신세계가 15.2% 늘어난 1조8614억원, 현대백화점이 5.5% 증가한 1조5833억원에 달했습니다. 총매출(GMV, 총거래액)의 다수를 차지하는 조 단위의 자금이 직매입이 아닌 중개 수수료 기반 거래에서 발생하며 백화점의 외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재고 부담이 적고 마진율이 높은 수수료 및 임대 중심 구조는 고정비 통제와 맞물려 효과를 냈습니다. 롯데쇼핑의 상반기 매출(회계상)은 4조2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379억원에서 2489억원으로 80.6% 급증했습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체 거래 규모가 4.5% 늘어나는 동안 판관비 증가율을 1.8%로 억제하며 영업이익을 56.6%(1811억원) 끌어올렸습니다. 두 자릿수 외형 성장(16.2%)을 보인 신세계도 영업이익(+52.4%)과 순이익(+57.4%) 모두 큰 폭의 흑자를 거뒀습니다.
 
이처럼 본업의 구조가 '임대 및 수수료 플랫폼'으로 재편되면서 유통가의 실질적인 이익 체력은 과거보다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과 내국인 VIP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고마진 패션 카테고리 등에서 실적을 받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한계를 지적합니다. 재고 리스크를 덜어낸 수수료·임대 중심의 수익 구조는 호황기나 비용 통제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지만,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힐 경우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는 최근 백화점주 3사의 주가가 나란히 부진한 배경에도 연결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수수료 비중이 높으면, 입점 브랜드들의 판매액이 꺾일 때 방파제 없이 실적도 꺾인다”며 “중개 수수료도 연쇄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환율 상승으로 인바운드 수요가 둔화하는 속에서도 이익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주가에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사진=신세계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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