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범의 K-교육 디자인)중3 학부모의 고교 선택① : 좋은 고등학교란?
2026-10-28 06:00:00 ㅣ 2026-10-28 06:00:00
중3 학생은 고등학교를 선택하거나 교육감이 고등학교를 배정해 준다. 고등학교는 교육감으로부터 학생을 배정받거나 학부모의 선택을 받는다. 배정 방식으로 진학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지금 중3 학부모와 고등학교에 닥친 이슈는 선택하고 선택받는 문제다. 어떤 고등학교에 가야 대학입시에 더 유리할까. 대개 학부모의 관심은 여기에 있다. 고등학교는 학부모보다 더 절박하다. 학부모가 선택해 주지 않으면 조만간 폐교의 위험에 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고등학교 후기 모집을 앞두고 고등학교 설명회가 한창이다. 학부모는 선택해야 하고, 고등학교는 선택받아야 한다.
 
그런데 학부모에게 고등학교 선택은 마치 무당이나 역술가를 찾아가 미래 운세를 알아보려는 상황과 유사하다. 아직 나오지 않은 미래의 내신 성적과 수능을 예측하여 최선의 선택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성적은 사실상 판단 준거가 되지 못한다. 돈을 내고 여기저기 물어봐도 결국 최종 판단은 학부모의 몫이다. 중3 학부모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대다수 학부모는 너무 막막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학부모들 사이에 떠도는 고등학교 선택 기준은 학생 수였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를 선택해야 내신에서 삐끗 실수해도 그 타격이 줄어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서 잘할 거라는 기대와 희망이 반영된 이 기준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선택의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고, 더구나 미래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학부모가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는 말할 수는 있다. 알아두면 아이의 미래 가능성을 높이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 입시는 전기와 후기로 구분된다. 전기에는 영재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과학·예술·체육 계열, 산업수요맞춤형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 일반고등학교 중 예체능계 고등학교이다. 영재학교 원서 접수는 5월이고 과학고 원서 접수는 8월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외고, 국제고, 자사고, 일반고를 대상으로 하는 후기 모집은 12월3일부터 시작한다. 이제 곧 시작하는 후기 모집이 대다수 중3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고입이다.
 
학부모가 고등학교를 선택하려면 세 가지 정보가 필요하다. 첫째는 내 아이가 어떤 학습 성향과 성격을 지닌 아이인지, 공부는 지금 어느 정도하고 있고, 뭘(어떤 과목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이고, 둘째는 아이가 치르게 될 3년 후 대학입시의 구조, 아이가 어느 대학 어느 학과 범위에 가고(보내고) 싶은지를 알아야 하고, 세 번째가 고등학교의 특성, 교육과정, 선생님들의 성향, 진학 역량과 성과 등이다. 이 셋 가운데 제일 중요하지만 어쩌면 가장 모르고 있는 정보가 바로 내 아이일 수도 있다.
 
대학입시의 현실은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실은 단순하다. 대학입시 준비는 결국 내신과 수능 성적을 높이고 좋은 학생부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래서 어떤 고등학교가 내신 성적을 잘 받는 데 유리한지, 수능 성적은 어떻게 높일지, 어떤 고등학교가 좋은 학생부를 만들어줄 수 있는지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내 아이를 위한 맞춤형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 내 아이가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내신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을까, 어떤 고등학교가 내 아이의 수능 준비에 도움이 될까, 어떤 고등학교가 내 아이에게 좋은 학생부를 만들어줄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 대한 일반적 정보와 내 아이를 위한 맞춤형 정보는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대입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개별 대학의 입학전형에 대한 설명은 포털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내 아이를 기준으로 대입전형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일반적인 입시 설명이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한 맞춤형 대입 정보이다.
 
이제 중3 학생은 고등학교를 선택함으로써 대입 준비의 길에 들어선다. 대입 준비는 내 아이의 학업 능력과 성향을 객관적으로 아는 데서 출발하고, 아이의 유형에 따라 고등학교 선택지가 달라진다. 추후 아이 유형에 따른 고등학교 선택지를 설명해 가겠지만,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학교 선택의 기본 조건은 내신, 수능, 학생부 문제가 아니라 내 아이에게 관심을 보여줄 선생님이 많은(있는) 학교다. 그런 학교를 알아보려면 학교 설명회에 가거나 학교를 찾아가서 선생님들과 직접 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학부모에게 사무적으로 대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내 아이에게도 그럴 것이다. 그런 다음 그 학교 학부모와 학생들 얘기도 들어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김경범 국가교육위원회 대입특위 위원, 전 서울대 교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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