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안 부럽다”…‘더 뉴 그랜저’
(시승기)부분변경임에도 변화 폭 상당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 처음 적용
풍절음·노면 소음 등 거의 느끼지 못해
총 4가지 엔진 라인업…4185만원부터
2026-05-31 09:00:00 2026-05-31 09:00:00
[춘천=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로 돌아왔습니다. 부분변경이라고 표현하지만, 변화의 폭이 넓습니다. 상품성을 다듬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 전체의 격을 끌어올리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담겼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에서 강원도 춘천 인근 한 카페까지 약 100km 가량 더 뉴 그랜저를 시승했습니다. 해당 차량은 2.5 가솔린 최상위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약 5800만원입니다.
 
지난 28일 시승한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앞면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처음 마주한 그랜저는 외관부터 달랐습니다. 전면부는 샤크 노즈 형상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앞 범퍼 길이를 15mm 늘렸고, 얇게 뻗은 주간주행등과 메시 패턴 그릴이 날렵함을 더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헤드램프입니다. 그동안 제네시스에서나 볼 수 있던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기술이 그랜저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빛 알갱이가 촘촘히 박힌 듯한 특유의 점등 패턴은 야간에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면은 방향지시등 위치를 범퍼에서 테일램프 하단으로 옮겨 시인성을 높였는데, 뒤따라오는 차에서 봤을 때 훨씬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실내에는 센터페시아 중앙을 가득 채운 17인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잡아끕니다. 흔히 보는 차량용 화면과 달리 16:9 비율의 태블릿 같은 느낌인데, 익숙한 비율 덕에 처음 보는 화면임에도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다른 브랜드처럼 모든 기능을 터치스크린에 몰아넣지 않고, 공조와 미디어, 비상등 버튼은 화면 아래 물리 버튼으로 남겨뒀습니다. 운전 중 손이 자연스럽게 가는 자리에 버튼이 있어서, 주행 중 조작하기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더 뉴 그랜저 실내 1열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디스플레이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더 뉴 그랜저가 처음으로 탑재한 시스템인데, 퀄컴 스냅드래곤 콕핏 4세대 칩 위에서 구동됩니다. 화면 전환이 빠르고 터치 반응도 즉각적입니다. 앱 마켓을 통해 서드파티 앱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차를 사고 나서도 기능이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플레오스 커넥트와 함께 쓰는 AI 에이전트 ‘글레오 AI’도 쓸 만했습니다. “양평 인근 대형 카페를 추천해줘“라고 물으니 검색하고 내비게이션까지 연결해줬습니다. 응답 내용을 보니 말투나 맥락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아직 완성형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데이터가 쌓일수록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뉴 그랜저 2열. (사진=표진수기자)
 
서울 도심을 벗어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서자 더 뉴 그랜저의 주행 감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100km/h를 훌쩍 넘겨도 창문 틈을 파고드는 풍절음이 거의 없고, 노면 소음도 걸러졌습니다. 동승자와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제네시스의 정숙함과도 비교해 볼 법했습니다. 
 
주행 질감 자체도 이전보다 정돈된 느낌입니다. 가솔린 2.5 엔진은 밟는 만큼 자연스럽게 치고 나갔습니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 없이 매끄럽게 단이 올라갔습니다. 방지턱을 지나고 난 뒤 이어지는 불쾌한 여진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카울 크로스바 구조 개선과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 등이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습니다.
 
더 뉴 그랜저 후면. (사진=표진수기자)
 
새로운 기능도 실용적입니다. 지나온 경로 최대 50m를 기억해 후진을 도와주는 ‘기억 후진 보조(MRA)’는 현대차그룹 최초 적용 기술입니다. 주차장에서 아이콘 하나를 누르자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돌아가며 들어온 길을 되짚어 나갔습니다. 좁은 골목이나 복잡한 주차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뉴 그랜저의 가격은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가솔린 2.5 4185만 원 △가솔린 3.5 4429만 원 △하이브리드 4864만 원 △LPG 4331만원부터 시작됩니다.
 
춘천=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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